Pastor's Desk

2023년 7월 30일

연중 제17주일로 무더운 칠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긴 장마철 같은 눅눅한 날씨에서 벗어나서 건조하고 화창한 여름을 기대해 봅니다. 이렇게 불편하게 더우니 몸과 마음이 게을러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주님에 대한 믿음이 게을러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난 토요일에 떠난 우리 본당 청년들의 뉴멕시코주의 나바호 원주민을 위한 선교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오늘 주일 새벽에 도착하였습니다. 미국 내에도 미션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습니다. 신앙적으로는 선교지역도 있고,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곳도 많습니다.

  나바호는 미국 남서부의 뉴멕시코, 애리조나, 유타에 걸친 미국 가장 넓은 원주민 보호지역으로 연방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는 데, 그 환경이 여간 열악한 것이 아닙니다. 이에 우리 청년들이 미션을 떠난 것입니다. 그들이 이번 선교여행에서 무엇을 배우고 돌아왔는지 궁금합니다.

  누군가 도와주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돕는 것과 같습니다. 나눔으로 내 몫이 줄어들 것 같지만, 오히려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사실을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본당에서 여러 미션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볼리비아 청소년 선교, 볼리비아 의료 선교, 그리고 이번에 나바호 선교가 그렇습니다. 나아가 우리 본당 식구들은 기도와 성원으로 이 미션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나눔이 그들을 행복하게 하고, 또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이번 주일에 지난 7월 1일부로 시작한 제29기 사목회 임원들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이 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사목 위원들을 위해 많은 기도와 협조 그리고 성원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것 또한 참 큰 나눔입니다.

  우리 본당의 사목회나 단체는 다른 어느 본당보다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당 규모가 다는 어느 본당보다도 크기도 하겠지만, 행사들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닙니다. 이는 새롭게 진행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50년의 역사 속에서 생겨났고 성장한 우리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기도만 하는 신앙이 아니라 행동하는 신앙을 추구합니다. 이는 “기도하고 일하라.” 하는 베네딕도 성인의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상인이 숨겨진 보물이 묻힌 밭을 발견하고 자기 재산을 다 팔아 산 것은 더 큰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이것을 투자라고 합니다. 우리는 더 큰 행복을 위해서 무엇을 투자하였는지 스스로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요즘 가끔 들어 보면 증권에 잘 투자하여 부자가 되었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잘 못 투자하여 망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투자는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한 행위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대상이 믿을 만한 가치가 있냐는 것입니다. 믿을 만한 가치의 기준은 현실 가능한 미래에 더 큰 이익을 줄 수 있냐 하는 것입니다.

  투자로 부자가 된 이는 우연히 복권 당첨되듯이 된 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복권 당첨되는 것만큼 희박하여, 이는 투자가 아니라 도박입니다. 진정한 투자는 투자 대상에 관한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소문이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이나 깊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내가 필요합니다. 일희일비하면 일을 그르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것은 투자입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는 귀를 닫아 투자하지 않을 것이고, 믿은 이들은 투자할 것입니다. 어떤 이는 적당히 투자하고, 어떤 이는 오늘 상인처럼 전 재산을 팔아서 투자할 것입니다. 그러면 숨겨진 보물 모두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투자는 믿음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최대의 투자입니다. 그래서 말씀을 공부해야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말씀을 아는 만큼 삶의 행복의 비밀을 더 많이 알게 됩니다. 그러면 더 깊은 믿음으로 적극적인 말씀 생활을 하게 되고, 그 수확은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처럼 백 배, 예순 배 서른 배 이상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투자는 바로 나눔입니다. 더 많이 갖기 위해 더 많이 나누어야 합니다. 나눔은 사랑과 같습니다. 내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손을 내미는 나눔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거지에게 내민 한 푼이 나의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합니다. 일확천금의 대박 꿈은 금전적 대박이 아니라, 모르는 이에게도 나누어 줄 수 있는 온정입니다. 이것이 숨겨진 보물입니다.

  또 한주가 가고, 꿉꿉한 무더위에 힘들었던 칠월이 지나갑니다. 팔월이 오면 좀 더 쾌적한 여름이 되길 기대하고, 우리의 일상이 좀 더 넉넉한 나눔으로 풍요로워지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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