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3년 4월 9일

알렐루야! 기뻐하십시오.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오늘 2023년 4월 9일, 40일간의 사순 시기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성삼일의 클라이맥스인 부활 주일을 맞았습니다. 부활의 영광을 위해 예수님은 모진 수난을 몸소 당하시고, 십자가 위에 올려져 치욕과 극심한 고통을 당하시며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지 사흗 날인 오늘 부활하셨습니다.

  오늘의 부활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인 이유입니다. 우리가 기뻐하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고통스러운 삶을 인내하며 내일의 희망을 갖는 이유입니다. 삶의 고난이 삶의 저주가 아니라 부활을 향한 여정인 이유입니다.

  그리고 부활의 기쁨으로 이제 우리 본당 설립 50주년을 기다립니다.

  50년 전 4월 29일, 퀸즈 레고 팍 소재 Our Lady of Angelus 성당에서 정욱진 토마스 신부님의 주례로 한이 교포 첫 미사를 드리면서 우리 공동체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50년이 지난 오늘 우리 공동체는 우리 교구의 가장 크고 활발한 본당이 되었습니다.

  레고 팍 성당에서 새 성전 건립의 꿈을 꾸고, 이를 위해 굳은 심심과 서로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 오늘날의 성당을 건립하였고, 이 꿈은 더욱 커져 교육관을 건립하였고, 나름의 여유로운 기도 공간이 ‘기도 뜰’도 마련하였습니다.

  명실공히 우리 교포 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이민 생활의 고통과 노고에 위로와 도움 그리고 희망의 이유가 되어왔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리나 이 나라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신앙적 교육의 산실이 되어왔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 공동체가 맡아야 할 사명이며 존재 이유와 같은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곧바로 알아본 이는 없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강한 마리아 막달레나도 예수님의 무덤에서 만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정원사로 착각했습니다. 다만 예수님께서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비로소 예수님의 부활을 알아봅니다.

  다락방에 숨어있던 제자들도 예수님께서 문이 잠겼음에도 방 안으로 들어오셨을 때, 그들은 유령이라고 착각하고 놀랐습니다. 다만 그들에게 성령을 불어넣어 주시고 평화를 주셨을 때서야 비로소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때 다락방에 없었던 토마스는 자신의 손을 못 자국에 넣어 보지 않고서는 못 믿겠다고 버티다, 정장 나타난 예수님께서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신 말씀을 듣고서야 고백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요한 20: 24-28)

  그러나 그저 빈 무덤을 보고 바로 믿은 이도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 요한입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에 한 걸음 베드로 사제와 함께 무덤을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빈 무덤을 보자마자 믿었습니다. 주님께서 진실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 중에 예수님의 부활을 못 믿는 이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주님의 부활과 우리의 삶을 연결 짓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단지 예수님의 영광이며, 하느님의 영광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모든 이들의 영광입니다. 즉 우리 믿음이 우리 부활을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구원입니다.

  우리 신앙은 부활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부활할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라. 내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우리의 삶은 아직도 쉽지 않습니다. 미래는 더욱 불안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은 우리 서로를 돕게 할 것이고, 그 도움은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이며 부활의 시작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미래는 밝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50주년을 기다리는 우리의 소망은 이것입니다. “좋기도 할시고, 아기자기한지고, 형제들 오손도손 한데 모여 사는 것” (시편 13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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