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3년 3월 19일

오늘은 사순 제4주일로 ‘장미 주일(Laetare SUNDAY)로 긴 사순 시기에 잠시 사순 시기의 목적인 부활을 되새겨 보며 그 기쁨을 나누는 주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일 입당송은 이사야 서의 기쁨 노래를 부르고, 주례 사제는 기쁨의 상징인 장비빛 (분홍색) 제의를 입고 미사를 드립니다.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 그를 사랑하는 이들아, 모두 모여라. 슬퍼하던 이들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위로의 젖을 먹고 기뻐 뛰리라.” (이사 66: 10-11)

  또 즐거워해야 할 이유는 오늘 3월 19일, 성 요셉 축일로 배 신부님(Fr. Joseph Veneroso, MM)의 영명 축일입니다. 오랫동안 우리 공동체 식구로 사목의 열정을 불태워 주시는 배신부님의 영육 간의 건강을 위해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고난의 여정이 언제나 고난의 연속이라면 그 여정을 계속할 수 없습니다. 고난 중에도 희망이 있어 들뜨고 기쁘고 행복할 수 있어야 힘을 내고 고난을 이겨내고 인내로 여정을 마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바로 이런 여정입니다. 사순 시기라고 해서 언제나 진지하고 숙연하고 죄의 반성의 연속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순 시기의 고난의 목적은 부활을 향한 여정이라는 사실을 재확인 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장미 주일 모든 고난 받는 이가 도움을 받고, 슬퍼하는 이가 위로를 받으며 부활의 희망이 설렘이 되어 오늘 빙그레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 본당에서 있는 ‘헌혈 행사’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고 새 생명이 될 수 있습니다. 피를 나눈다는 것은 생명을 나누는 것이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가장 뿌듯한 기쁨의 이유입니다. 이에 우리 본당의 많은 식구들이 오늘 헌혈 행사에 많이 참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주일 복음에 예수님은 아주 재미있는 말씀을 하십니다. 한 눈 먼 거지의 눈을 뜨게 해주셨는데, 그가 눈이 먼 이유는 누구의 죄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이 그 사람에게서 드러나게 하려는 그리된 것이라 설명하고 나서 그의 눈을 뜨게 해주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기적을 믿을 수가 없어 바리사이들에게 그 사람을 데려가 확인을 하려고 합니다. 이에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권위를 의심하면서 예수님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눈을 뜨게 된 이에게 “사람의 아들을 믿느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곧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이 세상을 심판하러 왔다. 보지 못하는 이들은 보고, 보는 이들은 눈먼 자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9: 39)

  심판을 하러 오셨다고 하면서 오히려 치유를 해줍니다. 심판은 선인과 악인을 가르고 선인에게 상을, 그리고 악인에게 처벌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심판은 구원을 말씀하십니다. 선인과 아인의 구별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의 약자를 구원해주시는 것으로 구원을 대신합니다.

  예수님의 심판은 처벌이 아니라 용서이고, 법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오늘을 살아가면서 비판과 비난의 심판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의 사랑을 실천하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제물이 아니라 자비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를 예수님은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통하여 보여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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