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2년 7월 31일

오늘은 연중 제18주일로 칠월의 마지막 주일이며 마지막 날입니다. 중복을 넘어 말복을 바라보니 여름이 이제 끝물로 넘어가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지난 몇 주간 폭염이 지속되어 힘들었는데 이제는 살만해지길 바랍니다.

  지난 주일에는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불구하고 본당의 여름 행사인 족구와 피구 대회가 알리 폰드 공원에서 재미있게 진행되었습니다. 무더위에 불편하고 고생스러웠지만, 함께 즐기는 시간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환경이 우리의 삶을 좌우하기보다 우리가 함께 더불어 있을 때 불편함도 즐거움으로 바뀔 수 있고,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도 가벼워진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아직도 코비드 팬데믹으로 일상이 불안하고 이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결국 이를 건강하게 극복할 수. 있는 길은 함께 더불어 위로하고 도와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신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힘들다고 불평하면서 남 탓을 하고 남을 이용하려 하면 결국 모두가 힘들어지고 불행의 문을 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힘들면 짜증이 나고 그러다 보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합니다. 이런 일이 지속되면 주변 사람들은 떠나게 되고 홀로 남아 외롭게 되고 그러면 세상이 미워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상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외로움의 시작이 자신이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세상을 미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사방이 다 막혀버린 것처럼 답답하고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절망의 순간입니다. 절망의 순간을 두려워하면 더 큰 두려움이 엄습하여 더 깊은 절망으로 빠져버립니다.

  그러나 절망의 순간이나 분노의 순간에 모든 것을 멈추고 잠시만 가만히 있어 보면 두려움이 아니라 주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이 불평의 대상이 아니라 고마움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새로운 희망이 보이고 삶이 가치를 재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꿰뚫는 실은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하여 이 모든 과정에 길을 잃지 않고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이 그 기도의 힘이 됩니다. 말씀은 나만을 생각하지 않고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지혜를 주고 기도는 그 지혜가 우리 삶 안에 녹아들게 만듭니다. 그래서 삶의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복음은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비유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나만을 생각하면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며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지만,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이웃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이는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으로 하늘나라를 얻게 될 것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 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루카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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