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2년 3월 27일

오늘은 사순 제4주 주일입니다. 삼월의 봄날은 겨울이 떠나기 아쉬운지 꽃샘추위가 생각보다 쌀쌀합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요즘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가 약화되면서 우리 사회 주변이 많이 자유로워지고 희망과 안도의 눈빛이 얼굴에 가득합니다. 그런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또 우리의 마음을 졸이게 합니다.

  수많은 무고한 시민이 무자비한 폭격에 희생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뉴스를 채우고 있습니다. 먼 나라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시민을 희생시키는 명분 없는 전쟁의 종식을 위해 세계가 발 벗고 나서는 상황입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주도로 전 세계의 모든 교구에서 지난 금요일 로마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를 기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티 없이 깨끗한 성모 성심’께 봉헌하는 기도를 다 함께 드렸습니다.

  우리 본당도 이에 동참하여 여기 시작으로 정오에 백여 명의 신자들이 봉헌 기도에 참석하여 감동 깊은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만큼 우리 모두가 이 전쟁의 참화에 분노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며, 주님의 사랑이 우리를 통하여 세상의 평화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모인 것입니다.

  또 지난 주일에 주님의 특별 요청으로 이루어진 우크라이나를 위한 이차 헌금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10,000 이상의 금액이 모금되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기도를 성모님의 전구로 주님께서 더욱 신속하게 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11시 교중 미사에서는 예비 신자를 ‘받아들이는 예식’이 있습니다. 매년 부활과 성탄을 기해 예비자 세례 견진식으로 새 신자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선교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더욱더 적극적으로 주님 복음 전교에 동참해야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세상에 전하는 전교는 우리 신자들의 의무입니다.

  나아가 전교는 예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냉담으로 예수님으로부터 멀어진 이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도 전교입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교회에서 멀어져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이들과 진작부터 신앙의 불꽃이 식어버린 이들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전교하며 그들의 고통이 아픔을 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복음이 루카 복음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 중의 하나인 ‘돌아온 탕자’에 관한 비유의 말씀입니다. 자신의 뜻에 따라 아버지의 유산을 받아 세상에 나간 작은 아들이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거지가 되어서 어찌할 줄 모르다가 아버지께 돌아온 이야기입니다.

  다시 돌아온 아들을 내치지 않고 오히려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며’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잡아 동네잔치를 벌려주고 당신의 아들로서의 지위를 다시 줍니다.

  이러한 사랑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언제나 기다려 주시는 인내의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매주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우리 각자도 우리의 믿음을 다시 점검하고 성찰하여 돌아온 작은아들을 반기는 큰아들처럼 이웃을 질투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봐야겠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이 줄어들면서 봄과 함께 우리의 마음도 들뜹니다. 이에 사순의 기도와 단식 그리고 자선으로 새 삶의 희망을 더욱 가치 있게 맞이하길 바랍니다.

  하느님은 자비로운 아버지로서 우리를 언제나 따듯하게 맞아주심을 깊이 깨닫는 사순 시기가 되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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