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2년 2월 27일

  오늘은 연중 제8주일로 2월의 마지막 주일이며 사순 시기 전 마지막 주일입니다.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를 지낸 다음 다시 연중 시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제 다가오는 사순 시기를 준비할 때입니다.

   지난 대림 시기로 시작한 전례력 새해는 성탄으로 구원의 희망을 확인하고 사순과 부활로 그 구원의 희망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확인합니다. 연중 시기는 구원의 신비인 예수님이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파스카 신비를 살아가는 시기입니다. 믿음 생활입니다.

   믿음 생활은 하느님의 말씀을 믿는 것이며 그 말씀을 살아가는 것인데, 이는 바로 이웃을 믿는 것입니다. 그 믿음은 바로 교회 공동체의 삶입니다.

   지난 주중에 안나회와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만두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겨울의 마지막 만두 만들기일 것입니다. 박신부는 이 광경을 보고 마치 만두 공장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우리 안나회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만두를 빚는 모습이 지난번과 달리 좀 더 편안해 보이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만두를 빚는 손과 팔은 아프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을 빚는 마음은 평안하고 기쁨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이제 점차 다른 단체들도 정상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예전의 일상을 되찾아 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의 행복일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사랑으로 희망을 살아갑니다.

   이제 사순 시기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입니다. 전례적으로 영성적으로 그리고 이를 위해 크리스마스 소나무의 가지를 치고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성탄의 상징으로 기도 뜰에 앞에 화려하게 서 있던 나무의 가지를 모두 쳐내고 나무 기둥만 남아 십자가로 변하여 우뚝 서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추리의 화려함은 이제 사순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상징으로 장엄하게 우뚝 서 있는 것입니다. 마치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통한 부활의 신비입니다.

   우리가 지난 이 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의 자유를 갈망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처럼 이제 삶의 구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시기입니다. 삶의 걱정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으로 가득한 삶을 준비합니다. 이를 위한 파스카의 신비는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잔뜩 움츠려진 우리의 삶이 사순을 통해 주님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고 부활의 경험으로 복음의 삶을 살아가는 연중 시기로 돌아갑니다. 불안과 두려움에 쌓인 삶이 아니라 믿음과 희망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려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 공동체의 신앙이며 공동체의 삶입니다. 교회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나누며 이를 우리 사회로 넓혀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구원의 역사입니다. 이렇게 함께 더불어 믿음으로 맞이하는 사순과 부활의 신비가 현재의 불안과 두려움에서 우리를 해방시킬 것입니다.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