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2년 1월 16일

  오늘은 연중 시기 제2주일입니다. 어느새 대림 성탄 시기가 지나고 연중 시기를 시작합니다.

  따라서 낮도 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참빛”이 어둠을 밀어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희망으로 팬데믹도 올해 안에 끝나길 바랄 뿐입니다. 요즘처럼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날씨도 추운데 코로나 확산으로 마음마저 경직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언제나 말씀드리지만 조심하지만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두려움이 우리의 삶을 갉아먹어 버리고 지치게 합니다. 따라서 미소가 아니라 짜증으로 가족과 이웃을 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물질적 충족이 가져오는 기쁜 마음이 아닙니다. 그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입니다. 감사한 마음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풍족한 것을 찾아내는 마음입니다. 남의 잘못을 보기 전에 좋은 것을 먼저 보려는 마음입니다.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비난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압니다. 부족한 것은 죄가 아닙니다. 부족한 것은 불편한 것입니다. 불편함은 감수할 수도 있고 노력으로 채울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알려주시는 “세상 보기”는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말을 너무 자주 들어 기시감이 들거나 진부하게 들리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태초부터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본질은 사랑이고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우리 인류는 사랑의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단순히 남녀의 사랑이나 부모의 자식에 대한 천륜의 사랑을 넘어서 이웃에 대한 사랑을 말합니다. 어느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 생존을 넘어서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은 “사랑”입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서로 생존의 경쟁이 아니라 상생의 관계라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비난이 아니라 이해와 응원이 필요하고, 서로에게 관용과 자비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요한 복음에서 예수님은 공생활을 시작하며 첫 기적을 혼인잔치에서 보여주십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만 어머니를 통해 전해진 필요성과 어머니와 제자들의 믿음에 예수님은 순응하시고 기적으로 그 잔치를 더욱 기쁘게 만듭니다.

  이 기적을 통하여 예수님의 구원 사업은 두 개의 목적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는 믿는 이들에게 대한 구원입니다. 이를 통하여 예수님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요한 2: 11) 즉 인류의 구원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후에 수난과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즉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 영광은 우리에게는 구원입니다.

  이는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으로 기쁨을 주셨듯이 우리의 구원은 삶의 기쁨이며 행복입니다. 이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행복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반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드러난 우리 행복의 조건은 성모님께서 확실하게 말씀해주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2: 5)

  요한 복음이 알려주는 예수님께서 시키는 가장 큰 계명은 이것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13: 35)

  이것이 바로 부인할 수 없는 절대적인 행복의 조건입니다.

  오늘 우리 서로 사랑하는 것은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행동이 여러 가지로 제약이 되어 가족끼리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기능으로 가족끼리 서로 비난하고 비판하면서 언어적 폭력과 물리적 폭력이 증가된다고 합니다. 즉 부부간의 문제와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 있어 가정 폭력이 증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가족 구성원 간의 배려와 이해가 절실한 때입니다. 이웃 사랑은 가정에부터 시작됩니다.

  올해 안으로 팬데믹이 끝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더욱 중요한 예수님의 계명,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을 가슴에 다시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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