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1년 12월 26일

메리 크리스마스!

 

바오로 성인은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오셨으니 기뻐하라고 하십니다. 진정 오늘은 기쁜 날입니다. 어제 성탄을 지내고 오늘 또 주일을 맞아 미사에 참례하시는 여러분의 신앙심에 하느님도 참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이번 주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기쁘고 들뜨는 한 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믿는 사람들이 기쁘고 들떠서 그 기쁨을 이웃과 나누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쁨이 이웃에게 나누어지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만 전파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도 전파되  고, 웃음도 전파되고, 기쁨도 전파됩니다. 전파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그것에 접촉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바이러스를 조심하듯이 악의 유혹을 조심하고 사랑이 가득한 행복과 축복에 접촉하여 더욱 행복하고 기쁘면 우리를 만나는 이들이 그 기쁨과 행복과 축복에 전파될 것입니다.

 

어릴 적 아직 예수님을 모를 때도 이맘때면 서로 “메리 크리스마스!” 하며 웃음과 행복을 나누었습니다. 날씨는 매섭게 추웠지만, 마음은 따듯했던 기억이 아직도 가슴을 포근하게 합니다. 행복한 추억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가정 축일 주일’을 맞이 합니다. 요셉, 마리아, 예수님의 성가정을 기리는 날입니다.

 

사실 이 가족의 시작을 보면 말도 안 되게 소위 “콩가루 가족”이었습니다. 아니 가족이 되기에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성가정이 되었습니다. 이는 요셉과 마리아가 하느님을 굳건하게 믿었고 그 말씀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은 사랑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였기에 구세주 예수님은 우리를 위하여 세상에 오실 수 있었고 세 사람은 아주 거룩한 성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우리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나 우리는 수많은 이유를 대면서 행복하지 못한 현실을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복의 조건은 밖에 있지 않습니다. 물질적 풍요나 상대방의 상냥한 말이 아니라 내 안에 있습니다. 내 안의 인간적 사랑을 넘어 하느님의 사랑이 행복의 조건입니다.

 

이는 사랑을 받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니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남들이 배려심이 없는 것에 대해 비판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비심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먼저 배려하고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이를 받을 자격이 없는 이를 비판하거나 저주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는 스스로 그 복을 이미 차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도 그렇습니다. 남을 이렇다 저렇다 비판하고 심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됩니다. 이스카리옷 사람 유다가 유다는 자신의 일을 하고,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면 됩니다. 유다의 일은 배신이지만, 우리의 것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우리만을 위해 하느님을 믿지 않습니다. 우리의 행복을 통해 이웃도 행복해지길 하느님은 바라십니다. 우리의 웃음을 통해 이웃도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희망을 통해 이웃도 절망을 이겨내고 희망으로 가득 차서 내일을 준비하길 바랍니다.

 

우리 본당 공동체 식구들의 신앙을 적어도 이를 위해 2021년도 고군분투했습니다. 많이 부족한 점도 있고 실수도 있지만 이 모든 인간적 약점과 부족함은 우리의 하느님께서 채워 주시기에 누군가는 절망에서 희망을 찾고 고통 중에 위로를 받고 병환 중에 치유를, 슬픔 중에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올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해도 참 잘 참아내셨습니다. 아기 예수님과 함께 박수를 보냅니다. 내년에도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좀 더 안전하고 좀 더 행복하고 좀 더 기쁘고 좀 더 가슴 벅찬 한 해가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행복한 공동체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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