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1년 10월 31일

오늘은 연중 제31주간 시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아름다운 시월을 어영부영하다 속절없이 보낸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시간은 언제나 쏜 살처럼 날아가니 매 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 이유를 살펴보니 우리 본당의 시월이 언제나처럼 참 분주한 달이었습니다.

  시월의 시작을 우리 본당의 자랑스러운 전통인 바자회로 열었습니다. 예상한 것보다 많은 분들이 바자회를 즐겨서 당초 예상하고 준비한 음식이 모자라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분들이 즐겁고 흥겨운 시간을 보냈음에 이를 허락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바자회로 시작한 시월도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한 한 달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주일 학교 개강으로 아이들이 처음에는 긴장하는 듯하였으나 점점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으로 성당 정원에서 뛰어 노는모습이 정겹습니다.

  그리고 우리 본당 식구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독감 백신 접종도 실시하여 시간이 없어 병원이나 약국에 방문하기 어려운 분들이 편리하게 예방 접종하여 안전을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봉사해주신 분들과 독감 백신을 제공해주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예수님의 사랑 실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 실천은 아주 사소한 데서 출발합니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내 능력을 이웃을 위해 좀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중에는 우리 본당 식구 중의 한 분이 백만 불을 우리 본당 장학금 기금으로 기부하였습니다. 말이 백만 불이지 엄청난 금액이 틀림없습니다. 이는 부지 부식 간에 두 자녀를 병으로 잃은 부모님의 자식을 위한 절실한 기도입니다.

  올봄에 두 자녀 Steve와 Sylvia를 뜻하지 않은 병으로 잃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다시 일어나 그 아이들을 기억하며 장학금을 기부한 것입니다. 두 자녀를 잃은 비극을 온몸과 마음으로 받아내며 믿음으로 이겨내는 분은 이미지 베로니카 자매님입니다. 두 자녀의 영혼이 하느님 안에서 평화를 누리기를 기도하며 어머니의 슬픈 가슴을 위로해주시길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은 주일 학교 고등부 학생들의 피정이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오랜만에 집을 떠나 이박 삼일의 피정을 간다는 사실에 모두 들뜨고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이번 피정으로 팬데믹으로 마음의 고통과 두려움을 모두 잊고 하느님 안에서 치유 받고 이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월은 바쁘지만, 은총이 가득하게 지나갑니다. 매시간 매초의 우리의 삶은 소중하고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릴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복음은 이것입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마르코 12: 28-31)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가장 큰 계명입니다. 우리 공동체는 바로 이 사랑을 일상에서 실천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는 공동체입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한발 한발 하느님의 나라를 향하여 나가는 공동체의 식구로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우리는 또 십일월을 준비합니다. 모든 성인들과 우리 앞에 가신 모든 연령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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