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19년 12월 1일

지난 주일로 마감한 백만 단 묵주 기도로 우리는 우리 공동체의 기도 힘을 과시(?)했습니다. 몇몇의 기도로 이룬 기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도라는 사실에 더 감동스럽습니다. 우리는 이번 기도를 통해 우리는 세계의 교회 일치와 상처받은 이들의 아픔을 좀 더 어루만져줄 수 있었기에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공동체 식구께 고마운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 감동으로 추수 감사절을 지냈습니다. 오랜만에 식구들과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주 초 뉴욕 타임즈의 한 컬럼니스트의 추수감사절에 관한 의미 있는 컬럼을 읽었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추수감사절은 온 가족과 친척 친구들이 한데 모여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감사가 드러나는 시간이므로 감사할 필요 없이 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날이라는 것입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생각난 것은 바오로 성인의 말씀처럼 궁극적으로 사랑과 소망과 믿음  중에 하늘 나라에서는 오직 사랑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늘 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이루어졌으니 소망과 믿음이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소망과 믿음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온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한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한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내 주변의 많은 존재들에 감사할 이유가 많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에게조차 감사해야 할 이유가 많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단순히 주고받는 산술적 관계로 보여지는 이익에 감사하는 그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윤활유 같아서 모든 관계는 유기적으로 부드럽고 생기 있게 만드는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을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은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모여 즐길 때인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한다는 말을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여 함께 할 때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일하고 살아갑니다. 그 행복을 향한 여정의 끝에는 사랑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는 삶의 여정에 사랑이 가득하고 따라서 행복한 하늘 나라를 경험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더 가지려 노력합니다. 그 노력이 경쟁이 되고 반목이 되고 미움이 되고 분노가 됩니다. 그래서 어떤 것에도 고마워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불만이 가득해지는 것은 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희망을 갖고 기다리는 대림절입니다. 기다림의 설렘은 그 기다림의 끝에 기쁨이 온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고 행복해지려 노력합니다. 이번 대림절에 우리 모두 주님 안에서 행복의 비밀, 즉 나눔의 기쁨을 고마운 마음으로 흠뻑 느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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