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3년 12월 31일

오늘은 성탄 두 번째 주일로 성가정 축일을 지내며 올 2023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 한 해는 우리 본당으로서는 설립 50년을 맞이하는 참 감개무량하고 은총이 가득한 한 해였습니다.

  설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역사를 뒤돌아보면 어렵고 험난한 시기도 있었지만, 하느님 사랑의 신앙으로 극복하여 현재의 단단하고 든든한 공동체가 되었다는 사실에 하느님과 신앙 선배들에 감사하고, 미래의 더 나은 사랑의 공동체를 위한 희망의 한 해였습니다.

  감사와 희망의 2023년을 보내며, 새로운 희망을 오늘의 과제로 삼아야 하는 2024년을 설렘과 두려움으로 맞이합니다. 설렘은 새로움에 대한 기대이고, 두려움은 더욱더 잘해야 한다는 다짐에서 나오는 두려움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당당하게 용기를 내봅니다.

  사실 성탄의 의미 중 하나는 임마누엘에 대한 예언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의 히브리어 이름이고, 이는 이사야서의 예언이기도 합니다. 이 예언이 하느님의 말씀이며,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님에 의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지난 한 해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어 많은 은총을 주신 것처럼 새해에도 저희 가운데 계시어 주님의 말씀이 우리에게서 이루어지길 기도드립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이 말씀이 바로 오늘 지내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의 중심에 있습니다. 요셉의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마리아에 대한 사랑은 예수님의 세상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마리아의 사랑은 하느님의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여 성령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여 낳았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하느님의 아들로서뿐만 아니라 마리아와 요셉 성인의 아들로서 성장하며 사랑을 실천하였습니다. 즉 성가정의 중심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 마리아, 요셉 성인이 만들어낸 성가정처럼 우리의 공동체도 늘 사랑이 넘치는 성가정같이 서로 위하고 도우며 하느님을 찬미하는 공동체이길 바랍니다. 지난 50년간 이어온 신앙의 전통은 바로 이러한 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인간적으로 나약함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성령은 언제나 우리를 바른길로 인도하십니다. 새해 2024년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성체 안에서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듯, 성령으로 우리가 일치를 이루어 퀸즈 성당이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성가정을 이룰 것입니다.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아온 여러분, 애쓰셨습니다. 내년 2024년에는 주님의 사랑이 더 가득한 한 해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한해를 갈무리하며 저의 귓전에 울리는 바오로 성인의 말씀을 2014년을 기다리며 여러분과 나눕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또한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콜로세 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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