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3년 12월 17일

오늘 대림 제3주일을 맞으며 본격적으로 성탄의 기쁨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대림의 시작은 차분히 구원의 꿈과 그 꿈을 이루어 주실 구세주 메시아가 오심을 준비하며 기다렸다면, 이제 그 바람과 기다림이 가까이 다가옴에 메시아 탄생의 기쁨을 나누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대림절은 반성의 시간이라기보다 바램과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그 기다림은 두려움이나 지루함이 아니라 기쁨과 설렘의 기다림입니다.  따라서 오늘 미사의 입당송은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구절입니다.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 (4: 4,5) 이에 오늘 주일은 기쁨을 나타내는 장밋빛 제의를 입으며 성탄이 얼마나 기쁜 날인가를 확인하는  ‘기쁨 주일 (Gaudete Sunday)입니다. 이제 기쁘게 성탄 캐럴을 부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점점 더 가까이 오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미사의 입당송처럼 우리 본당 모든 식구가 기쁨이 넘치는 주일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상의 근심 걱정을 뒤로하고 주님의 희망이 가득한 날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가슴을 활짝 펴고 성탄 캐럴을 부르며 가까이 성모님께 태어난 메시아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의 탄생이 기쁜 이유는 우리를 구원하시러 오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구원은 “성령으로 주시는 세례’로 시작합니다. 우리를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십니다. 그러니 우리의 구원은 단순히 아픔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치유를 해주시고, 순간의 기쁨이 아니라 영원한 기쁨을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그 생명을 주시러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에게 오시는 것입니다. 그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리며 그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의 서로 다른 방법입니다. 마르타는 열심히 집 안 정리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예수님 맞을 준비를 하지만, 마리아는 그저 예수님 곁에 앉아 예수님의 말씀에 경청하며 감동하고 기뻐합니다.

  대림 첫 주와 둘째 주가 마르타처럼 현실적인 준비를 하느라 바빴습니다. 성당 청소를 하고, 성탄 데코레이션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장식하였고, 주일학교 학생들은 오늘 오후 성탄의 기쁨을 표현하는 크리스마스 쇼를 준비하느라 분주했습니다.

  각 가정에서도 성탄 준비를 하느라 바빴으리라 믿습니다. 집안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아이들 성탄 선물을 준비하고……성탄 카드를 쓰느라 바쁜 날을 보내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제까지 마르타처럼 바쁜 준비를 했다면, 이제는 마리아처럼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들으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감동의 시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기뻐하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기뻐하라.”

  성탄의 기쁨은 예수님의 탄생이 기쁨이며, 이를 통하여 우리가 물과 성령으로 받은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 태어났다는 사실을 기뻐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구원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기쁨의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기뻐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Gaudete 주일을 맞아 여러분의 가슴이 장밋빛 기쁨이 가득하길 기도드립니다. 그 기쁨이 여러분의 근심과 걱정을 불식시키고, 슬픔에 위로가 되고, 희망과 설렘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세례로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자녀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 주일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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