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으로의 순례

2018년 2월 11일

 

언제나 그렇듯이 떠난다는 것은 설렘과 두려움의 교차속에 준비하는 과정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떠남은 목적적지에 대한 열망과 믿음으로 시작하지만 그 여정의 불확실성과 현재에 대한 미련이 두려움의싹이되어 걱정하고 주저하게됩니다. 이번 성지 순례도 그렇게 시작하였습니다. 짐을 싸고 마치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순례길에라도 오르듯 방안을 찬찬히 둘러보고 방문을 나서 떠나온 순례입니다.

비행기 안에서의 긴 인내의 시간은 마치 애벌레가 누에고치안에서 나비가 되길 기다리는 시간이길 기대하며 참아내고 마침내 도착한 예수님의 고향땅에 기쁨이 피곤함과 섞여 정신없이 순례 가이드를 따라가는 양이 됩니다.

그리고 첫날 주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요르단강의 세례터는 평화로움 속에 강물이 흐르듯 흐르는  긴장감이 고국의 판문점을 연상케합니다. 그래도 양쪽의 수많은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그긴장속에 평화가 흐르게하는 원천이 됩니다.

주님의 세례 때 들려온 아버지 하느님의 말씀,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맘에 드는 아들이다.”를 가슴에 떠올리며 순례의 두려움과 걱정은 그 강물에 떠내려 보내고 설렘 가득한 기쁨과 평화가 가슴에요동치며 흐름을 느꼈습니다. 예루살렘으로의 순례는 언제나 두려움으로 시작하나 평화로 가득차게 되는 신비를 경험합니다.

세례터를 뒤로하고 요르단강을 따라 갈릴레아로 떠납니다. 주님께서 세례후 구원의 공생활, 즉 안드레아와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을 부르시고 하느님의 나라가 아주 가까이 왔음을 처음으로 선포한 갈릴레아 호수가의 카파르나움 지역으로 떠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속에 내 자신도 슬쩍 끼워놓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르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당신을 따라오라는 주님의 초대에 즉시 그물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안드레아와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의 뒤를 따라갑니다.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사랑은 가난하고 소외 받고 박해 받는 이들도 행복하게 하신다는 주님의 말씀에 가슴 벅찬 감동을 받습니다. 그리고 병자들을 치유하고 슬픈이를 위로하며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 열광하는 군중을 보며 제자가 된 것을 뿌듯해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주님 처럼 사랑의 기적을 행할 수있으리라는 희망을 갖습니다.

그렇게 갈릴레아 호주 주변 모든 마을을 돌며 그렇게 기쁜 소식을 다 전하고 나서 주님은 한 님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시골서 난생처음 서울 구경가는 아이처럼 들떠 예수님을 따라 길 떠납니다. 예루살렘의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열광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 으쓱해집니다.

역시 예루살렘에 도착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에 많은 군중이 환호합니다. 그런데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에는  사제들의 사두가이와 율법학자들 그리고 바리사이 등 오랜 가득권자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법으로 기득권자가 되고 군중위에 군림하던 사제들과 산헤드린은 자신들의 오랜 집권 질서를 위협하는 예수라는 랍비에 놀라 없앨 기회를 엿봅니다.

그런 와중에 예수님은 제자들을 모아 과월절 저녁식사를 나름 성대하게 차리라고 분부하심에 또 즐거워합니다. 빵을 축보하시고 떼어서 나누어 주십니다. 그리고. 포도주도 축복하시어 나누어 주십니다.발도 씻어 주십니다.  베드로는 송구스럽다며 한사코 만류했지만 주님의 명을 거역할 수없었습니다. 나의 흙먼지 뭍은 발을 딱아 주시는 주님의 손길이 따듯해 전률을 느낍니다. 참 좋습니다.   그런데 그만찬이 마지막으로 주님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랍니다.

그리고 유다의 배신과 베드로의 세번 부인을 예고하시고 옛 왕과 예언자의 무덤을 지나  게세마니로 기도하러 가십니다. 거기서 시시각각 다가오는 당신의 죽음을 기도로 준비하십니다. 그리고 잡히시어모진 수난을 당하시고 십자가 지고 골고다로 가십니다. 그 관경을 지켜보며 우리 제자들은 두려움에 떨고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오자고 하실 때 기뻐했던 것을 후회합니다. 주님의 수난 예고를 잘알아들었더라면 만류했을 텐데…..

주님은 십자가 못밖히시고 서너 시간 만에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마르코 15: 34)외치고 동아가셨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두려움에 주님과 최후의 만찬을 나누었던 그 이층방으로 달려가문을 잠그고 숨습니다.

그러던 중 주님의 멈을 보고온 여인들이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알려옵니다. 믿을 수없습니다. 주님께서 항상 말씀하셨지만 진짜 이루어지리라 상상도 못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믿기보다는 우리도 언제 잡혀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떨며 어쩔줄 모릅니다. 그리고……

차갑고 어두운 돌무덤 속에서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 부활 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시어 평화와 성령을 주십니다. 어떨결에 맞이 한 주님은 우리에게 세상 곳곳에 복음을 전하라고 명하십니다. 그제야 주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습니다.

이제 상상의 나래를 접고 현실로 돌아와 세상을 바라며며 자신을 봅니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의 긴 인내의 시간이 변화의 시간이고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기적으로 나병을 고친 병자가 세상 곳곳에 주님의 기적을 알리듯이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해야하는 미션을 가슴 깊이 새깁니다.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게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코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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