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부활 대축일

2020년 4월 12일

“주님이 참으로 부활하셨네. 알렐루야. 주님은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알렐루야, 알렐루야.” (루카 24,34; 묵시 1,6 참조)

오늘 제 일 독서는 사도행전 10,34ㄱ,37ㄴ-43절의 말씀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같은 유다인들에게 나자렛 출신 예수님에 대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많은 유다인들도 예수님에 대한 소식을 다 듣고 있었기에 베드로 사도는 세례자 요한의 일을 상기시키면서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어떤 좋은 일들을 하셨는지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형과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과 사흘 만에 죽었다 살아나시어 사도들에게 나타나신 사건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사도들이 식사를 하며 마셨다고 얘기합니다. 이것은 영적인 부활이 아니라 죽었던 몸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보내시며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라는 의무를 전달받았다고 고백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콜로새서 3, 1-4 말씀은 우리의 생명은 부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 계시는 그리스도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의 것을 추구하면 안 되고,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20,1-9절의 복음 말씀은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간 첫날 이른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에 가서 보니 입구를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어서,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에게 달려가 이 사건을 얘기합니다. 제자들이 뛰어가 무덤에 다다라 주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가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만 하고 베드로 사도가 도착 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도착하자 무덤 안으로 들어가서 “아마포로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서” 있는 것을 보고 믿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어느 초등학교 주일학교 교사가 부활에 대해 수업을 하고 나서 부활절을 맞이해서 학생들에게 숙제를 하나 내주었습니다. 숙제는 부활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설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부활절 주일에 학생들이 모두 숙제를 가져와서 반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어떤 학생은 그림을 그려와 설명을 하는가 하면, 어떤 학생은 모델 작품을 만들어서 발표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자랑스러워서 기뻐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한 학생이 나왔는데 손에 무엇인가가 들고나오더니 책상에 놨습니다. 반 학생들과 교사는 책상 위에 있는 하얀 달걀 모양의 것을 호기심 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그것을 손에 들더니 양손으로 그것을 쪼개는 듯 두 쪽으로 나눴습니다. 모든 학생들과 교사는 그 안에서 무엇이 나올까 하며 열심히 처다봤는데, 그 안에서 나온것은 텅 빈 공간 이였습니다. 학생들은 웃음 바다가 되었고, 교사는 살짝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당당한 모습으로 반 앞에 서 있는 학생을 보고 교사가 물었습니다. 왜 빈 달걀 껍데기을 가져왔는지 물었습니다. 그 학생은 당연한 듯이 예수님의 부활이란 “빈부덤” 이니까 달걀 안이 비여 있는게 당연하죠! 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설명을 듣고 교사는 박수를 치며 칭찬을 하고 나머지 학생들에게 빈 무덤에 대해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와 베드로 그리고 요한 사도는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 안에는 아마포와 얼굴은 쌌던 수건은 잘 개켜져 따로 잘 놓여 있었습니다. 예수님때 당시, 무덤을 파헤치는 도굴꾼들은 비싼 물건들이나 아마포같이 비싼 천들을 훔쳤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도들이 예수님의 빈 무덤을 목격하고 주님의 시신이 도둑 맞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 했고, 믿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바로 빈 무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2020년 부활 주일은 평생 기억에 남을 부활입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사순의 대부분 시간을 세상의 가톨릭교회에서 미사가 중단되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하던 사업을 문 닫고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어떤 가족은 두 부모님을 일주일 사이에 코로나로 잃은 가족도 있었습니다. 이런 어두운 구름이 세상 주위를 맴돌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부활을 맞이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부활의 신비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어디에 계신가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 안에, 밤낮으로 병원에서 코로나와 싸우면서 완치돼서 퇴원하는 환자보다 죽는 환자가 많은 것을 바라보면서 치쳐있는 의료진들 안에, 코로나로 거의 한달 씩이나 집에 격리되어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안에서 우리는 고통을 받으시는 예수님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는 수난 하신 주님께 이 모든 이들을 위해서 정성껏 기도와 희생을 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코로나와 싸웠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특별히 더 고생하는 이들을 위해서 배려하는 일들을 뉴스에 봅니다. 한국에서 몇 주 전에 장애자 3급을 진단받은 한 남자가 경찰서에 작은 봉투 하나를 나누고 갔습니다. 그 봉투 안에는 메모와 함께 마스크 몇 장이 있었습니다. 메모에는 어려울 때 나눈다는 것은 부자들이나 하는 것인데 이 어려운 상황에 자신도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별거 아니지만 마스크 몇 장이라도 받아달라는 메모였습니다. 이 뉴스가 보도 되고 나서 한국에서는 의료진과 경찰들을 위해서 마스크를 모으기 시작되었던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뉴욕과 미국에서도 비슷한 도움을 서로에게 베푸는 뉴스를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우들은 세상을 위해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 매일 매일 기도 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혼자서, 가끔은 온 가족이 모여 같이 기도도 해왔습니다. 가족이 모여 다 같이 기도한 것이 어떤 가족들에게는 처음 있는 일 이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모여 같이 지내는 동안 놀이도 하고, 식사도 같은 시간에 같이 앉아서 하고, 웃고 짜증도 내고 하면서 추억을 만들지 않나요?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뉴스를 접할 때 우리는 누구를 만나나요? 바로 부활하시어 어두운 세상에 희망을 주시는 구세주 예수님을 만나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빈 무덤이 있었기에 우리가 어려울 때 고통받으시는 주님을 만나고, 고통 중에서도 서로 사랑을 나눌 때 부활하신 구세주 예수님의 희망을 경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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