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2주일

2023년 11월 12일

오늘 마태오 복음은 새신랑을 기다리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어리석은 다섯 처녀의 가르침입니다.

  새신랑은 처가집에가서 혼인 잔치를 치르고 신부를 자기 집으로 데려오려고 떠납니다.  처가집에서 치르는 혼인 잔치는 동네잔치로 며칠이고 잔치를 치르고 나서야 새신랑은 신부와 함께 집에 돌아올 수 있습니다.  새 신랑이 떠난 후 신랑 집에서는 새 신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두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맞이할 준비를 완전히 하고 밤낮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신부를 데리러 간 새신랑을 기다리는 열 처녀의 비유입니다.  이 열 처녀들은 새 신랑이 신부를 대리러 떠난 후 두 사람을 맞이할 준비를 끝내고 밤낮으로 기다리다 어느 날 밤 잠깐 잠이 들었을 때 새신랑과 새 신부의 도착을 알립니다.  열처녀들은 각각 준비해 온 등불을 재정비하고 새신랑을 맞이하러 나가려는데 그중 다섯 처녀는 등 기름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름이 모자라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이들은 기름을 충분히 준비해 온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그들의 기름을 나눠 주기를 청하지만, 나누어 주기에는 부족한 양이기 때문에 어리석은 처녀들은 기름을 장만하러 자리를 떠납니다.  기름을 사러 떠난 사이에 새신랑은 새 신부와 도착하고 슬기로운 처녀들은 새신랑과 새 신부를 맞이해서 집으로 들어갑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이 돌아 왔을 때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집으로 들어가고 문이 닫혀 잠긴 후 였습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문을 두드리며 새 신랑에게 청하지만 새신랑은 이 다섯 처녀들을 위해서 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오늘의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어리석은 다섯 처녀의 비유는 주님께서 우리가 당신을 맞이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등불과 기름”이 바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등불이란 바로 “믿음”의 등불입니다.  그리고 그 등불을 밝히는 기름은 ”사랑“ 입니다.  믿음의 빛으로 새 신랑이 오심을 비추는데 그 믿음의 빛이 꺼지지 않고 탈 수 있게 해주는 기름은 바로 우리가 모아둔 사랑의 실천들입니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수많은 사랑의 실천으로 자신들의 믿음의 빛을 마지막까지 태울 수 있는 양을 준비했는데,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이 준비한 사랑의 실천은 마지막까지 자신들을 비추어 줄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오늘 주님의 비유의 가르침 입니다.

  “하느님을 내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온 힘을 다해 사랑”하라는 것과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 하라는 계명의 실천은 우리 믿음의 빛이 활활 타오르게 하는 기름입니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같이 사랑의 기름을 충분히 준비 했을때 주님을 맞이해서 주님의 집에 들어가 주님의 혼인 잔치에 함께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밖에서 한탄하며 슬퍼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는 사랑의 기름을 얼마나 저축해 놨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만날 그 시간과 날짜는 주님만이 아시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잘 준비 되어있는지 모른다면 우리는 분명히 어리석은 다섯 처녀와 같은 신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해봅니다.  믿음의 불을 마지막까지 태울 수 있는 사랑의 기름을 충분히 준비해 두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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