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간 목요일

2020년 4월 23일

오늘은 부활 제 2주간 목요일

아침부터 회색 구름이 짙게 덮인 비가 쏟아질 듯합니다.
산책을 못 나가니 좀 더 답답한 하루가 될 듯합니다. 이럴 때 성경을 좀 더 읽으시면 어떨까요?
어제는 사무장에게 보고를 받았습니다. 지난 주일 미사 후 공지 때 본당 자금 사정으로 교무금을 내 주십사 간청하였더니 그래도 많은 분이 이에 응답해주시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고맙습니다. 힘든 와중에도 본당까지 챙겨주는 여러분의 깊은 신앙심에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힘들 때 가장 의지가 되는 분이 하느님과 가족입니다. 그리고 친구들, 이웃 사촌들….힘들 때 기도가 잘 되는 이유도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소통입니다. 나의 마음을 들어달라는 소통의 시작입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나의 마음을 이해해준다는 암묵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면 상대방의 이야기도 들어줄 여유가 생깁니다.
하느님께 나의 고통과 기쁨을 이야기 하는 것이 바로 기도의 시작입니다. 그 기도는 통해 우리도 하느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자연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먼저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먼저 봐주십니다. 하느님은 자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자비를 믿으면 우리가 훨씬 자유로워 집니다. 자비는 용서와 관용이며 화해이지, 판단과 응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비는 인내와 희생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오늘의 복음도 요한 복음 3장의 31-36절 이야기 입니다. 니코데모와 나눈 대화로 시작한 3장의 이야기는 세례와 성령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말씀에 바리사이 사람들은 이해를 못합니다. 세상적 사고방식으로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이해하려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3: 31)라고 예수님은 단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지금 당장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하느님을 믿고 따르면 마음속으로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말씀,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3: 8) 처럼  성령께서  마치 바람처럼 오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 1독서 사도행전의 이야기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도 믿기 어려워하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죽음을 불사하고 복음을 선포합니다.
성령은 언제나 타오르는 불처럼 오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미풍처럼 우리에 오십니다. 잔잔한 하느님의 손길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바로 우리 기도의 열매입니다.
오늘을 버티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활활 타오르는 기적보다도 잔잔한 미풍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바람에 우리는 설렐 수 있고 위로 받고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미풍은 마음의 분주함에서 잠시 벗어나 잠시 쉴 때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쉼은 자기 자신과의 소통입니다. 이는 기도의 시작입니다.
오늘 잔잔하면서도 따스한 성령의 바람이 여러분을 설레게 하기를 바랍니다.
[제 이메일  spchrectory@gmail.com 으로 기도 내용을 보내주시면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 ]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 기도 방법
1.성호경, 주님의 기도, 성모송, 사도신경을 1번씩 바친다.
2. 각 단 시작의 큰 묵주알에서:
“영원하신 아버지, 저희가 지은 죄와 온 세상의 죄를 보속하는 마음으로 지극히 사랑하시는 당신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 영혼과 신성을 바치나이다.”
3. 각 단의 10개의 작은 묵주알 각각에서:
“예수님의 수난을 보시고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
4. 5단을 모두 바친 후:
“거룩하신 하느님,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분이시여,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 (3번 반복)
오! 저희를 위한 자비의 샘이신 예수 성심에서 세차게 흘러 나온 거룩한 피와 물이여,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성호경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