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화요일

2020년 4월 7일
오늘은 성주간 화요일 4/7/20 샘이 나도록 화창한 봄날입니다.
샘이 나는 것은 ㅠ이렇게 좋은 날씨를 맘 놓고 즐길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심술이 나서 흐린 날을 원하는 것은 더욱 아니지만 안타까운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사목 단상은 많이 늦게 나갑니다. 오늘은 건너뛸까 망설였지만 매일 보던 것을 안보면 또 섭섭하니까 이렇게 또 몇 자 적어봅니다.
오늘은 어제와 같이 성 요셉 부주교좌 성당에서 오전 11시에 생중계 미사를 드리고 돌아와 생각하니 오늘이 제 방 청소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빨래와 청소를 해주시는 자매님이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두 주간 휴가로 오늘은 제가 직접해야하는 날이었습니다.
빨래를 빠는 일이 만만한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몇개 없는 빨래조각이라도 종류별로 나누고 색깔 별로 나누고 등등…그 다음은 세탁기 조작입니다. 직관적으로 잘 나와있어 조작법은 쉬웠지만 종류 별로 그 세팅을 알맞게 하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빨래가 끝나기를 기다려 다른 빨래와 교체하고 이미 빨은 것은 건조기에 넣고 또 기다리고…..기다리고….
쉽지않은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빨래를 하는 동안 방에서 방 청소를 합니다. 화장실과 침실 두 곳만 하는 것도 벅찹니다. 먼지를 쓸고 닦고 베큠하고…요즘 코로나바이러스로 위생을 더욱 철저히 해야하니 세정제를 곳곳이 뿌려줍니다.
청소를 직접하다 보면 단순히 먼지를 쓸고 닦는 문제가 아니라 방을 또 정리하게 됩니다. 높이 쌓이 서류와 책 더미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들을 정리하다 보니, 참 쓸데 없는 것들이 꽤 쌓여 있었습니다. 하나 하나 살펴보고 과감히 버리기로 작정하고 방을 치워보니 한결 시원한 방이 되었습니다.
버리는 것도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이것 저것 버리다 보면 못 버릴 것도 없습니다.
우리 지난 40일동안 기도하고 회개하면서 해온 것은 바로 우리 스스로의 저 깊은 곳으로부터의 청소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살펴보면 우리 안에는 온간 잡동사니들로 꽉 차있습니다. 버리지 못하고 들고 있는 기억들 상처들 그리고 아쉬움과 후회 등등.
또한 우리 안에는 질투와 미움, 분노와 원한, 그리고 끝없는 욕망들로 차있습니다. 이러한 욕망들을 어떻게 청소하느냐가 바로 지난 40일간 우리가 노력해온 일일 것입니다.
우리는 벌릴 때 잃는다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쉬워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버리면 또 새로운 것이 생기는 데 우리는 버려지는 것에 집착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하루 더 가까이 다가 가며 느끼는 것은 예수님께서 목숨을 버렸기 때문에 부활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집착의 고통을 받습니다. 정신적 집착, 물질적 집착, 등등 그럼에도 버리지 못합니다. 미련과 집착은 이렇게 무섭습니다.
이 주간의 끝 성삼일, 성목요일, 성금요일, 부활의 신비는 예수님께서 버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버림은 바로 겸손이며 물질적 정신적 집착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매일 우리는 수난기를 지납니다. 그러나 그 부활을 매일 우리에게 좀 더 가까이 오고있습니다. 부활의 신비는 새로운 시작의 기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고 그 만찬으로 성찬의 신비를 세우십니다.
이제 우리 안을 청소하여 비우고 온전히 하느님의 말씀으로 채우기를 하느님은 바라십니다. 그 말씀안에서 용기와 희망과 힘을 찾기를 바라십니다.
몇일 안 남은 성주간 좀 더 간절한 기도로 조금 더 우리 안을 비워 내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주님과 함께 평안한 밤이 되길 기도 드립니다.
내일 오전 11시 교구 방송을 통해 미사 중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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