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상

2020년 8월 3일

오늘은 연중 18주간 월요일입니다. 어제보다 기온이 좀 떨어져 시원한 아침으로 시작합니다. 그래도 오후는 9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입니다.

어제 주일은 흐린 아침으로 시작하여 마치 비가 올 것 같았는데도 지난 주일보다 좀 더 많은 신자들이 주일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처음으로 사제관 옆 천막에서 미사에 참여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천막에서 미사에 참례하더라도 주일에 성당에 나오는 것이 유튜브나 TV 중계 미사 보다는 낫다는 평입니다. 물론 집에서 미사를 보는 것이 편하긴 하지만 그러다 보면 오히려 신앙적으로나 생활면에서 나태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성당에 나와 반가운 얼굴도 만나고 짧지만 안부 인사도 하면 여러모로 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비록 얼굴은 마스크에 가려 반쪽만 보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까이에서 말을 오래 할 수 없어도 잠시의 만남이 주는 애틋함과 정겨움이 또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공동체 신앙입니다. 나 혼자 열심히 기도하고 믿는 것을 넘어 공동체와 함께 더불어 기도하고 믿고 나아가 말씀을 함께 실천하면서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늘 나라를 만들어 가는 신앙입니다.
오늘 복음이 이를 잘 설명합니다. 오늘 복음( 마태오 14: 22-36)은 어제 주일 복음에 이은 이야기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남자만도 오천 명이나 되는 군중을 배불리 먹이시고 그 자리를 떠나 한적한 곳으로 가십니다.
제자들은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가다가 거센 바람에 고생하고 있는데 멀리서 물위를 걸어오는 사람을 발견하고 놀랍니다.
24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25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26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27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28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29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30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31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32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놀란 제자들에게 하신 첫 말씀은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 하지 마라.”입니다. 예수님께서 함께 계시니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물위를 걷던 베드로는 몰려오는 파도에 놀라 물에 빠지고 예수님께서 구해 주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느냐?”
그리고 나서 예수님과 베드로가 배위로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고 증언합니다.
오늘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풍랑을 만난 배에서 시달리는 제자들처럼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일상에 깔려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우리 어깨를 짓누릅니다.
오늘 두려움이 가득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은 바로 “용기를 내어라.”입니다. 당신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용기를 내어 두려움을 떨쳐버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몰려오는 풍파에 놀라 물에 빠진 베드로처럼 우리도  그렇게 힘듭니다. 우리는 믿음과 두려움 사이를 줄타기 하듯 불안하게 서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또 질타를 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을 하였느냐?” 그리고 베드로를 구해 주십니다.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습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에 대한 굳은 믿음과 그 말씀의 실천으로 오늘 하루 우리가 해야할 일을 충실히 하며 살아가면 바람이 그치듯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도 그 끝을 맞이하리라 믿습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시편 119(118),29.43.79.80.95.102(◎ 68ㄴ 참조)
◎ 주님, 당신 법령을 저에게 가르치소서.
○ 저를 거짓의 길에서 멀리하시고, 자비로이 당신 가르침을 베푸소서. ◎
○ 당신 법규에 희망을 두오니, 진리의 말씀을 제 입에서 결코 거두지 마소서. ◎
○ 당신을 경외하는 이, 당신 법을 아는 이, 모두 저에게 돌아오게 하소서. ◎
○ 당신 법령 안에서 제 마음 흠 없게 하소서. 제가 부끄럽지 않으리이다. ◎
○ 악인들이 저를 없애려 노리지만, 저는 당신 법을 마음에 새기나이다. ◎
○ 당신이 저를 가르치셨기에, 당신 법규에서 벗어나지 않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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