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일

2023년 8월 20일

오늘날 신앙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중요한 질문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구원의 보편성”에 관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을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또는 “하느님을 믿지는 않지만, 착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먼저 오늘 제1독서의 말씀을 기억해 보면, 야고보 사도가 말했던 것처럼 “믿음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의롭게 되어” (야고 2,24)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하는 믿음에 따르는 의로움을 구분해 보면, 첫 번째는 “공정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사 56,1)이고 두 번째는 “안식일을 지켜 계약을 준수하는 것”(이사 56,6)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사야 예언자의 말은 예수님께서 『가장 큰 계명』이라고 말했던,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마태 22,37-40)는 말씀을 기억시켜 줍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믿음에 따르는 의로운 실천이 함께 있을 때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참가족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50)라고 선언하신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인, “하느님을 믿지 않지만, 착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당장 오늘 복음을 보면서, ‘하느님을 믿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의문들이 생각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믿지 않아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데, 나는 왜 굳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지?’ 또는 성경을 읽어보면,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사도 4,12)라고 적혀있는 것을 분명히 읽었는데, ‘하느님을 믿지 않고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니?’라고 생각하며 혼란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다시 오늘 복음 내용을 기억해 봅시다. 처음에 예수님께서는 마귀 들린 딸의 치유를 바라며,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태 15,22)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가나안 부인에게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마태 15,26)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이 조금은 인색해 보이고 평소 우리가 알아온 주님의 모습과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인색하고 자비가 없어 보이는 예수님과 달리,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태 15,27)라고 대답한 가나안 여인의 모습에서, 모욕과 치욕을 이겨내고 사랑하는 딸의 치유만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모욕과 치욕을 이겨내고 사랑하는 딸의 치유만을 생각하는 가나안 부인의 모습에 집중해보시길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가나안 부인의 대답을 듣고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마태 15,28)하고 말씀하신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 이전에, 딸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의 크기를 보고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처음 질문이었던, “하느님을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또는 “하느님을 믿지는 않지만, 착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를 생각해 봅시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먼저 왜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저는 우리가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리고 얼마나 우리의 구원을 원하시는지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들을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서 당신의 아들을 직접 이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그 아드님께서는 온갖 모욕과 치욕을 견디시며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까지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 덕분에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먼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과 자비, 그리고 예수님의 순종을 기억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우리도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그리고 예수님께의 삶을 살 수 있는 기회와 용기를 달라고 청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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