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9주일

2023년 8월 13일

엘리야는 호렙산에 올라가 하느님이 지나가시기를 기다립니다.  주님을 찾는데 바위를 부수는 크고 강한 바람이 불어왔는데 그곳에는 주님이 안계셨습니다.  그리고 지진이 일어났는데 그 가운데에도 안계셨습니다.  지진후 불이 일어났지만 그 가운데에도 하느님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불이 지나간 후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는데 하느님은 바로 그 가운데 계셨습니다.

  하느님과의 만남은 화려한 곳이나 근사한 곳 또는 위대한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지 않으시고 평화와 침묵이 있는 곳에서 우리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은 물위를 걸으시는 주님을 만나는 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전날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행하시고 나서 일어난 일 입니다.  남자만 오천 명 그리고 여자와 어린이들을 다 합하면 그 인원이 몇 명이나될지 상상이 안 가는 기적을 행하셨는데 그 많은 군중에게 빵과 물고기를 나누어주는 일은 제자들에게 맡기셨습니다.  군중들이 제자들이 나누어준 빵과 물고기를 배불리 먹고 난 후 제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군중의 새로운 시선에 아마도 제자들 또한 기쁨에 들떠있지 않았을까하는 하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기쁨에 들떠있는 제자들을 먼저 보내시고는 군중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으로 마무리를 하셨을것 같습니다.  군중을 보내시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조용한 곳에 가셔서 하느님과 함께하시는 시간을 가지시고 나서 물위를 걸어 제자들이 있는 쪽을 가십니다.  물 위를 걸어오는 누군가를 발견한 제자들은 유령이라 생각하고 겁에 질려있을 때, 예수님께서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제자들을 진정시키셨습니다.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용기를 내어라.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 하시면서 용기를 내라와 두려워하지 마라 중간에 당신이 계심을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나다.”라고 말씀하신 “나“를 같이 묵상해 볼까 합니다.  여기서 “나다.”라는 말씀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야, 나다!”라는 뜻의 “나”가 아닌 그보다 더 깊은 뜻이 있는 “나“인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존재가 누구신지를 제자들에게 확실하게 드러내시는 순간입니다.

  여기서 말씀하신 “나다.”를 이해하려면 탈출기에서 모세와 하느님의 만남을 되새겨야 합니다.  탈출기 3장 14절에 모세가 하느님의 이름을 여쭤봤을 때 하느님께서 ”나는 있는 나다.“라고 모세에게 당신의 이름을 계시해 주십니다.  “나는 있는 나다.“는 그냥 존재하시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존재는 생겨난 존재, 만들어진 존재가 아닌 태초때부터 그냥 존재하시는 존재가 하느님이시라는 진리를 모세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나다.“라고 하신 것은 바로 탈출기에서 모세가 하느님의 이름을 계시를 받은 바로 그 이름을 뜻하셨던것입니다.  그래서 두려워하던 제사들에게 주님께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두려움 없이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이신 주님에 대한 믿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연을 초월한 아니, 모든 창조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권능으로 물 위를 걸으시는 주님.

  물 위를 걸으시는 기적보다 더 위대한 기적인 빵과 포도주의 모습 안에 숨어 계시는 진정한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마음과 삶의 평화안에서 만나 뵙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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