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일

2021년 7월 11일

오늘 마르코 복음에서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면서 둘씩 짝지어 파견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입을 옷과 지팡이 외에는 옷도, 보따리도 그리고 돈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지시하시며 보내십니다.

  이천 년 전에 이 마을, 저 마을, 이 도시, 저 도시를 “여행”한다면 어떻게 하고 다녔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당시 몇몇의 부자들 외에 모든 사람들은 당나귀나 걸어 다녔던 시절이였습니다. 마을과 마을 사이 또는 도시와 도시 사이에 휴게소나 민박을 할 수 있는 시설이나 집들이 전혀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여행을 하던 사람들은 다음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이 먹을 하루나 이틀의 식량, 길을 가다 밤에 길옆에서 잘 때 덮고 잘 겉옷, 신발들은 여행을 하며 살아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필수품들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여행 때 가장 필요한 몇 가지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지시하시며 더욱이 돈까지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지시하셨을 때 제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묵상해 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무조건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그냥 다니며 아픈 사람들, 더러운 영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치유해 주고 회개를 선포하며 일하라니, 아마도 제자들은 좀 황당해하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르코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가르치시고, 기적들을 행하시는 것 이외에도 제자들에게 이스라엘의 하느님에 대해 가르치시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당신이 구세주이시면서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신 아들이심을 가르쳐 주시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자신들이 소유한 것들에 의지하며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에서 열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준비해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체험 하기 위해 자신들을 비우는 과정이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주님께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고 하느님 나라를 먼저 찾으라는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의 나라를 위해 세상의 걱정과 아픔 그리고 욕심을 비우고 주님의 나라가 내 마음에, 내 가정에, 내 공동체에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게 노력 할 수 있는 능력을 허락해 주십사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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