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상

2020년 5월 3일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모 성월인 오월의 첫 주일입니다.

오월은 장미의 달이기도 합니다. 성모님께 장미는 참 잘 어울립니다. 장미는 꽃의 여왕이니 하늘나라 여왕이신 성모님을 닮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농익은 봄의 절정에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심각하게 힘든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Lockdown으로 직장에도 못 가고 바이러스의 공포와 경제적 고통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24시간 같이 지내는 가족 내의 갈등 등등의 산적한 문제들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많은 분들이 밤에 잠을 잘 못 잔다고 호소합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쌓여있다는 방증입니다. 잠에 들기 위해 기도도 해보고 호흡도 해보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간신히 잠에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일하는 것이 힘들어 휴가를 갈망했지만 지금은 일할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삶이란 노동과 휴식이 잘 조화되어야 행복하다는 사실을 또 깨닫습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역군들, 의료 전문가들, 봉사자들, 공무원, 경찰, 소방관 등등 이 모든 필요한 전문가들의 노력이 이 힘든 시기에 우리 사회가 나름 안정된 질서 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요한복음의 말씀으로 10장 1절에서 10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양들의 문”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양들이 우리에서 풀밭으로 나가거나 들어가는 그 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당신을 통하지 않고 우리에 들어가는 이들은 도적이나 강도라고 단언하십니다.

문은 우리의 일상에 가장 밀접한 통로입니다. 집안에서도 가장 많이 우리의 손을 타는 것이 바로 문입니다. 문은 드나드는 통로이며, 외부인을 막는 보호막이기도 합니다. 한 예로 요즘은 우스갯말로 가장 열기 힘든 문은 사춘기 자녀의 방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을 방어하거나 자신을 외부와 소통하게하는 것은 바로 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이 그 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보다 더 좋은 문이 어디 있겠습니까? 바로 건강한 소통의 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코로나바이러스로 자가 격리를 하는 상황에서는 문이 있어도 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하루빨리 성당의 문이, 가게의 문이, 각 가정의 문이, 세상의 문이 활짝 열리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 금요일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USCCB)는 성모 성월 오월을 맞아 우리 교회를 성모님께 봉헌하여 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난국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고 그 희생자들과 환자들 또한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을 위한 봉헌입니다.

성모님의 전구로 오월의 기적을 바래봅니다.

성모님은 언제나 우리들 당신의 아들 예수님께 인도하십니다. 바로 ‘양들의 문’으로 인도하십니다. 그 문은 바로 생명의 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그 문을 잃지 않고 찾아 들어가도록 서로 기도하면서 위로하고 함께 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께서 주신 이들을 한 사람도 잃지 않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오늘 코로나바이러스로 우리 곁을 떠난 우리 교우들과 바이러스로 고생하고 계시는 교우들과 의료 전문 교우들과 경제적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우리 교우들을 위해 성모님께 간구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예수님, 저희는 당신께 온전히 의탁하오니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제 이메일 spchrectory@gmail.com으로 기도 내용을 보내주시면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본당 웹싸이트 www.stpaulqueens.org를 자주 방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

성모 마리아님,

언제나 구원과 희망의 표징으로

저희의 길을 밝혀 주소서.

병자의 치유이신 성모님,

늘 굳은 믿음을 간직하시어

십자가 아래에서 예수님의 고통에 함께하셨으니

저희도 성모님께 의탁하나이다.

저희의 구원이신 성모님,

갈릴래아 카나에서처럼

이 시련의 때가 지나고

다시 기쁨과 축제의 때가 찾아올 수 있도록

성모님께서는 저희에게 필요한 것을 아시고

마련해 주실 것을 믿나이다.

거룩한 사랑의 성모님,

저희가 아버지의 뜻을 충실히 따르고

예수님 말씀대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하여

몸소 저희의 고통을 짊어지시고 저희의 슬픔을 떠안으시어

저희를 부활의 기쁨으로 인도하셨나이다.

아멘.

천주의 성모님,

당신의 보호에 저희를 맡기오니

어려울 때에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지 마시고

항상 모든 위험에서 저희를 구하소서.

영화롭고 복되신 동정녀시여.

아멘.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5월 성모 성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달은 하느님 백성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향한 사랑과 신심을 더욱 각별히 온 마음을 다하여 표현하는 때입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5월에 집에서, 가정 안에서 묵주 기도를 드립니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여러 제약이 있는 이때에 이처럼 가정 차원에서 드리는 묵주 기도는 영성적 관점에서도 우리에게 더욱더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따라서 저는 5월 한 달 동안 모든 이가 가정에서 묵주 기도를 드리는 아름다움을 재발견해 나가도록 제안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또는 여러 사람이 함께 묵주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여러분이 판단하여 어느 쪽이든 가능한 방식으로 묵주 기도를 바치면 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묵주 기도를 바치는 비결이 있습니다. 바로 기도의 소박함입니다. 따라 하기에 좋은 기도 형태들은 인터넷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저는 묵주 기도를 마칠 때 드릴 수 있는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문 두 가지를 여러분에게 전해 드립니다. 저 역시 5월 한 달 동안 여러분과 영적으로 하나 되어 이 기도를 바칠 것입니다. 여러분이 모두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이 서한에 기도문들을 첨부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얼굴을 다 함께 바라봅시다. 이는 우리가 다시 한번 영적 가정으로 더욱 하나 되어 이 시련을 극복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을 위하여, 특히 가장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도 부디 저를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큰 사랑을 담아 교황 강복을 보냅니다.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2020년 4월 25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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