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상

2021년 7월 24일

오늘은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7월24일 주말 아름다운 여름 날씨입니다. 오늘 쉬시는 분들은 공원이나 바다로 가족끼리 바베큐 나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가족 내팽개치고(?) 혼자 골프나 낚시 가신 분은 안 계시겠지요?

오늘 아침에는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아침 운동을 해 봤습니다. 괜히 토요일을 즐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신부 생활에 주말은 오히려 바쁘지만 가끔은 주말의 한가로움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 기회가 한 여름 토요일 이른 아침입니다. 아직 여름의 열기가 시작하지 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 참 상쾌합니다.

이른 아침 텅 빈 도로를 달리는 것도 참 상쾌하지만 공원을 지날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어, 사람들 분비는 사이를 비집고 곡예 하듯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습니다. 왠지 함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토요일 아침 자건거를 타면 혼자라는 느낌과 함께라는 느낌을 다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예수님은 수 많은 군중들을 안타까워 하며 쉬 새 없이 가르치고 치유해 주시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시는 것은 멀리 떨어져 혼자 계시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으며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하며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구원 사업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고 앞으로의 일을 구상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언제나 혼자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따라서 함께 살아갈 때 우리는 힘이 들기도 하지만 힘을 얻습니다. 자존감을 얻고 위로를 얻고 힘을 얻는 것은 더불어 살아갈 때입니다.

그런데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부정적이면 오히려 자존감을 잃고 힘을 잃고, 기가 죽고, 삶의 의욕을 잃고 희망을 잃게 됩니다.

오늘의 복음은 어제의 복음에 이어 예수님께서 비유의 말씀으로 ‘하늘 나라’를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깁니다. 좋은 씨를 뿌리고 가꾸지만 원수가 가라지를 덧 뿌리고 가서 가라지가 밀 가운데 함께 자라게 되는 경우를 말씀하십니다. (마태오 13: 24-30)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주인은 그 가라지를 뽑지 말라고 하십니다. 가라지를 뽑으려다 밀을 뽑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수확 때까지 둘 다 자라게 하고 수확 때에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고 밀은 곳간에 모아들이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은 언제나 좋은 것은 것만 있는 완벽한 세상이여야 할 것 같은 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부조리한 세상에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 부조리는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유혹에 빠진 것입니다.

우리 안에 밀도 자라고 유혹도 자라납니다. 우리 안에 가라지가 많아지면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이 올바로 성장하고 살아가는 데 방해를 하게 됩니다.
시기 질투 욕망의 문제는 부정적인 생각에 쌓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자신을 들볶고 남들을 부정적으로 보며 평가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잔존감을 떨어트리고 이웃과 불화를 일으키며 이웃의 자존감도 떨어트리거나 불쾌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하 감정을 없앨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은 누구에게나 다 일어날 수 있는 가라지 같은 감정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함께 살아가야합니다. 문제는 가라지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밀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좋은 감정을 더 키워야 합니다. 동정심과 자비심을 키우면 이웃의 고통을 안타까워 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되고 이는 자신과 이웃이 함께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좋은 것을 보고 감탄 할 수 있는 마음, 슬픈 것을 보고 울 수 있는 마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웃을 수 있는 마음이 바로 밀과 같은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은 가라지 같은 마음을 누르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살아가면서 부정적인 면을 너무 부각하면 긍정적인 면을 잊거나 잃게 됩니다. 그러면 부정적인 것도 고치지 못하게 되어 오히려 삶 자체가 비루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우리는 또한 긍정적인 면을 찾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러면 부정적인 것을 고치며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지혜이며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바입니다.

우리 안에 밀이 자라지만 가라지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도합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시편 50(49),1-2.5-6.14-15(◎ 14ㄱ)
◎ 하느님께 찬양 제물을 바쳐라.
○ 하느님, 주 하느님이 말씀하시네. 해 뜨는 데서 해 지는 데까지, 온 땅을 부르시네. 더없이 아름다운 시온에서, 하느님은 찬란히 빛나시네. ◎
○ “내 앞에 모여라, 나에게 충실한 자들아, 제사로 나와 계약을 맺은 자들아!” 하늘이 그분의 의로움을 알리네. 하느님, 그분이 심판자이시네. ◎
○ 하느님에게 찬양 제물을 바치고, 지극히 높은 분에게 너의 서원을 채워라. 불행한 날에 나를 불러라. 나는 너를 구해 주고 너는 나를 공경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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