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상

2021년 7월 22일

오늘은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7월22일 ‘성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입니다. 오랜만에 그리 습하지 않고 쾌적한 날입니다. 상쾌한 날이면 괜히 마음도 차분해 지며 행복해지는 느낌입니다. 우리 삶이 날씨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즐기고, 나쁘면 극복하고…이는 준비된 삶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좋은 것을 맘껏 즐기고, 힘들고 어려운 것은 함께 풀어가고, 고통스러운 것은 치유하고, 슬픈 것은 위로하며 살아가는 삶은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이를 깨닫고 준비하며 살아갈 때 가능한 삶입니다.

다시 말해 이러한 준비된 삶은 “기도”하는 삶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되새기고 실천하려 노력하는 삶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 하는 지혜와 슬기를 하느님 안에서 찾을 수 있게 합니다.

세상적으로 “준비된 삶”이라면 재정적 안정을 말합니다. 부의 축적이 풍요롭고 안정된 삶을 보장한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미래를 위한 은퇴 연금을 마련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준비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세상적 준비에 열중하다 보면 현재의 삶을 잃어버립니다. 현재의 삶을 잃어버리면 역설적이게도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집니다. 물질적 풍요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 보면 물질의 노예가 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길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질적 풍요에는 “만족”이 없기 때문입니다.

준비된 삶은 오늘을 충실히 사는 삶입니다. 자신을 살피는 것은 바로 가까운 가족을 살피는 것이고, 친구들을 살피는 것이고, 이웃을 살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계명 실천입니다.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

오늘 축일을 맞는 ‘마리아 막달레나 성인’은 예수님의 부활을 처음 목격한 분으로 유명합니다. 또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 이분은 회개한 창녀이며, 베타니에 사는 마르타와 라자리노의 여동생 마라아로 예수님을 비싼 향유로 씻어준 분이며, 루카복음의 7장의 예수님의 발을 자신의 머리로 씻어 주며 회개하는 죄지은 여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서적으로 막달라는 갈릴레아 호수 서북부의 카파르나움 근처 상업이 발달한 풍요로운 도시로 이곳 출신 마리아는 당시 부를 축적한 비지니스 우먼으로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으로 회개하여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부터 예수님을 따르는 최측근의 제자가 되었으며 막달라 마리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오늘 복음의 내용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장에 성모님과 함께 있었고 예수님의 부활을 최초로 목격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 만난 분입니다. 이는 4대 복음에 공통으로 나오는 부분입니다. 나아가 4대 복음에 총 13번 등장합니다.

이외에도 마르코 복음의 16장에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마리아 막달레나를 설명하는 부분에 “일찍이 예수님께서 일곱 마귀를 쫓아내어 주신 여자”로 설명합니다. 루카 복음에서도 “일곱 마귀를 쫓아내신”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여인들은 자신의 재산을 받쳐 예수님을 도왔다고 설명합니다.(참고 루카 8장)

이를 볼 때 일곱 마귀를 쫓아내 준 마리아는 이를 통해 세상적 풍요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풍요, 세상적 안정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평화가 진정한 삶의 행복임을 깨달으며 회개하고 예수님을 따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세상적 이해에 얽매인 욕망이라는 마귀에 들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세상적 성공을 위하여, 물질적 욕심을 위하여, 남보다 더 많이 갖고, 더 높이 오르고, 더 많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일용할 양식에 행복을 느끼고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자비심을 갖고 나의 잘못을 용서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사는 일상의 평화와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은데…우리는 세상의 유혹에 약합니다. 세상의 악으로부터 일곱 마귀를 물리쳐 주신 예수님께서 우리도 구해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그래서 우리도 세상적 재산을 바치고 몸과 마음을 바쳐 하느님의 뜻이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이세상에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하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우리 삶을 통해 세상에 증언하는 것이 잘 준비된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시편 63(62),2.3-4.5-6.8-9(◎ 2ㄷ 참조)
◎ 주님, 저의 하느님,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 하느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는 새벽부터 당신을 찾나이다.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물기 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에서, 이 몸은 당신을 애타게 그리나이다. ◎
○ 당신의 권능과 영광을 보려고, 성소에서 당신을 바라보나이다. 당신 자애가 생명보다 낫기에, 제 입술이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
○ 이렇듯 제 한평생 당신을 찬미하고, 당신 이름 부르며 두 손 높이 올리오리다. 제 영혼이 기름진 음식으로 배불러, 제 입술이 환호하며 당신을 찬양하나이다. ◎
○ 정녕 당신은 저를 도우셨으니, 당신 날개 그늘에서 환호하나이다. 제 영혼 당신께 매달리오면, 당신 오른손이 저를 붙드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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