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무덤 

2023년 4월 9일

빈무덤

“이날은 주님이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며 즐거워하세.” (시편 118)

  주님께서 부활하셨네, 알렐루야, 알렐루야!  40일의 사순 시기가 끝나고 이제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 찬 부활 주일 입니다.  우리 퀸즈 성당 모든 교우분의 가정에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과 부활의 희망이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오늘 요한복음에서 “주간 첫날“ 해가 뜨기 전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님께 향유를 발라 드리려고 주님의 무덤에 가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어서, 그녀는 사도들에게 달려가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주님의 무덤이 비워져 있음을 알립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달려가 젊은 요한 사도가 먼저 도착하지만 베드로를 기다리고 베드로 사도가 무덤에 도착하여 들어가 보고 나서야 요한은 무덤에 들어가 보고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과 주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주간 첫날“은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창조하시고 새로운 시작을 하셨던 주의 첫날을 의미합니다.  이 새로운 시작인 주간 첫날에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크고 큰 선물을 당신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가져다주셨습니다.  바로, 다름 아닌 죽음이 우리 존재의 마지막이 아니라 죽음이 주님 안에서의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동이 뜨기 전에 어둠 속에서 주님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주간 첫날에 밝은 해가 뜨면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깨닫는 모습을 묵상하면서 우리의 죽음이 이제는 원죄의 벌이 아닌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새로운 생활의 새 시작인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간 첫날 부활하신 예수님의 빈 무덤에 찾아온 사람들 중에 정작 계셔야 할 한 분이 빠져 있는 것을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제자들과 주님의 마지막까지 곁에서 지켜 주었던 거룩한 여인들 모두 주님의 죽음의 충격 때문에 혼란스럽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으면 “돌아가신“ 예수님을 찾아 주님의 무덤을 찾아온 사람들과 함께 계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길 그리고 죽으심에 온전히 함께하시고, 처참하고 수난을 당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당신 가슴이 칼로 찟겨지는 아픔을 겪으신 주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는 당신의 아들이 누워있는 곳을 오시지 않았습니다.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이것에 대해 설명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성모님께서 막달레나와 함께 주님의 무덤에 가지 않으셨던 이유는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부활의 예언을 확실히 믿고 계셨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또한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일 먼저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신 분은 바로 주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이셨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당신 아들의 처참한 죽음 앞에서도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으셨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성모님의 마음이 칼로 찢기는 고통이 적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마음이 찢기는 아픔을 극복하고 당신 아들의 부활을 확신 할 수 있는 믿음이 있을 만큼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있으셨다는 것일 것입니다.

  오늘 주님 부활 대축일 주일을 맞이하면서 주님의 이런 말씀이 기억납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요한 11,24-26). 그리고 나서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너는 이것을 믿느냐?” (요한 11, 26) 라고 물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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