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2020년 4월 18일
오늘은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4월 18일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주말입니다. 요즘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딱히 주말이라고 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왠지 주말에는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오늘은 아침에 까치도 안울었는데 형이 사제관으로 찾아왔습니다. 베이사이드에 사시는 어머니를 찾아 뵙고 가는 길에 들렸습니다. 어머니 손도 못 잡아보고 건강만 체크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많이 섭섭해 하셨지만 세월이 하 수상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저도 참 오랜만에 형을 만나 반갑고 정겨웠지만 역시 사제관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밖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충실한 거리에서 서로의 반가움과 안부만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저도 이리 섭섭한데 어머니는 얼마나 섭섭하셨을까 짐작이 갑니다.
아마도 많은 가족들이 생이별같은 상황에 놓여있을 것입니다. 이에 스트레스도 증폭되니 더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가족, 친구, 동료, 우리 공동체 식구들…..이러다 망부석이 되겠습니다.
그래도 전화나 택스트로 서로 안부를 전하니 다행이긴 하지만 왠지 충족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Quaranteam 이 유행한다고 합니다. 격리라는 영어, quarantine 과 team 을 합한 합성어인데 같이 함께 사회 격리를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혼자 있는 것보다 훨씬 건강한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주변에 혼자 사는 분들에 대한 배려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 분들은 텍스트 보다도 전화나 화상 채팅이 더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러라도 많은 수다(?)를 떨어야 합니다.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정신적 육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느님도 세상을 창조하실 때 생각이 아니라 “말씀”으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만큼 말은 그 힘이 있습니다. 창조의 힘도 파괴의 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같은 특이한 상황에서는 잡담을 나눌 때는 정말 중립적인 잡담이 좋습니다. 괜한 주장은 오히려 서로 불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토론은 나중에 우리가 만나서 천천히 해도 늦지 않습니다. 주변 이웃들 동정과 별일 아닌 것같은 산책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것입니다. 아니면 과거 추억이야기는 더욱 좋습니다.
예수님은 참 훌륭한 이야기 꾼이었습니다. 언제나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면서도 비유로 말씀하시어 지루하거나 무겁게 말씀하지 않으면서도 그 핵심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라고 요즘 말로 ‘쿨’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비는 내리고 어떤 분은 점심에 빈대떡과 막걸리가 생각하고, 또 어떤 이는 세상 걱정은 온 몸과 마음에 지고 무거워 어쩔 줄 모르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이 모든 걱정와 두려움, 답답함을 빗물에 씻어버리고 홀가분하게 큰 숨쉬면서 ‘하느님의 자비’ 기도로 하루를 즐겁게 보내면 좋겠습니다.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기도 중에 혼자 사는 분들, 코로나바이러스로 돌아가신 분들, 그 유족들, 그리고 오늘도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의료진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기도 방법
1.성호경, 주님의 기도, 성모송, 사도신경을 1번씩 바친다.
2. 각 단 시작의 큰 묵주알에서:
“영원하신 아버지, 저희가 지은 죄와 온 세상의 죄를 보속하는 마음으로 지극히 사랑하시는 당신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 영혼과 신성을 바치나이다.”
3. 각 단의 10개의 작은 묵주알 각각에서:
“예수님의 수난을 보시고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
4. 5단을 모두 바친  후:
“거룩하신 하느님,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분이시여,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 (3번 반복)
오! 저희를 위한 자비의 샘이신 예수 성심에서 세차게 흘러 나온 거룩한 피와 물이여,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성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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