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3년 1월 29일

오늘은 연중 제4주일입니다. 어느새 1월의 마지막 주일이 되었습니다. 이 한 달 동안 새해를 두 번 맞았습니다. 양력 새해와 음력 새해. 양력 새해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의 희망과 각오를 다지게 했다면, 음력은 우리의 뿌리와 가족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새해였습니다.

  지난 주일 음력 새해인 설날을 지내며 우리는 우리 공동체의 끈끈한 정과 사랑을 느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공동체 사랑이 싹트는 현장이었다는 말입니다. 함께 돌아가신 조상들의 영혼을 주님께 맡기며 기도하고, 떡국을 함께 나누며 식구의 정을 나누고, 윷놀이와 공기 그리고 제기차기 대회를 통해 흥겨운 잔치로 한 해를 시작합니다. 올 한해 내내 우리의 삶이 하느님이 공동체를 통해 흥겹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시작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힘든 일을 마다치 않고 열심히 수고해주신 각 단체에 감사드립니다. 500여 명이 넘는 식구들이 떡국을 함께 나누고 즐거운 놀이를 함께 즐기며 지르던 함성과 아쉬움의 한탄은 아름다운 노랫가락처럼 들렸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한식구임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오늘 올해 첫 달 마지막 주일을 지내며 익숙해진 새해에 더욱 강해진 믿음으로 매일이 새해처럼 희망이 가득한 날로 가득하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본당 설립 50주년을 준비하며 바치는 묵주기도 속에서 우리의 한 가족으로서 행복을 위한 염원과 우리 공동체 가족을 통해 더 많은 이웃이 주님을 믿을 수 있고, 주님안에서 위안을 받고 힘을 얻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도 더욱 행복해질 것입니다.

  묵주 한 알 한 알에 부르는 성모송에서 우리는 성모님의 강한 믿음과 사랑을 느낍니다. 우리를 위해 빌어 달라는 간구의 기도에서 나도 남들을 위해 기도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나만을 위해 청원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 청원하고, 우리의 억울함과 고통만 하소연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50주년 맞이 백만 단 묵주기도는 우리와 우리 이웃의 변화를 위한 기도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세상적인 성공 위에 더 중요한 것은 주님의 말씀이며 이를 믿고 일상에서 실천할 때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부와 권력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습니다. 승리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다만 짧은 찰나의 기쁨을 줄 뿐이며 더 큰 배고픔과 불안을 자져다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한 행복은 하느님의 말씀 안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말씀은 간단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슬플 때 위로받고 행복해집니다. 배고플 때 빵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있어 행복할 것입니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바보가 아니라 오히려 행복의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나만의 행복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내가 드리는 한 단의 기도가 나의 삶을 바꾸고 내 가족의 삶을 바꾸며 나아가 좀 더 행복하고 기쁜 우리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아주 작은 씨앗이 자라서 커다란 겨자나무가 되고, 그곳에 새들이 모여들어 둥지를 틀 듯, 우리 공동체에 더 많은 이웃들이 찾아와 둥지를 틀고 주님의 행복을 경험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기도하며 나누고 배려하는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믿고 기도하며 그 사랑을 이웃과 나누는 사람들……그렇게 올 한 해 내내 우리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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