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와 양

2018년 7월 22일

구약 시대부터 이스라엘은 양을 많이 치는 민족이었기 때문에, 성경을 보면 목자와 양에 관한 비유를 종종 찾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목자는 양을 돌보는 사람으로, 양들이 넓은 목초지에서 풀을 뜯고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인도하고, 양들을 맹수들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와 맥락을 같이 하여, 성경에서 목자는 하느님의 백성들을 영적으로 기르고, 악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백성의 지도자나 예언자들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목자는 양들을 하느님께로 올바로 인도하는 사람입니다.

성경에는 모세를 비롯하여 이스라엘의 훌륭한 목자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단연 모범이 되시는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말씀의 전례는 목자로서 예수님의 모습에 대해서 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예수님께서 당신 백성들을 어떻게 하느님께로 인도하시는지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제1독서인 예레미야서를 보면, 주님께서는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겠다고 말씀하시면서, 그 싹이 임금이 되어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고 하십니다. 그 임금은 바로 예수님을 가리키는 것으로,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모든 양들에게 똑같이 하느님의 은총을 베푸시고, 하느님의 법도에 어긋남이 없이 그들을 인도하신다는 뜻입니다.

제2독서인 에페소서는 예수님을 두고 모든 민족들 사이의 적개심을 당신의 피를 통해, 즉 십자가를 통해 허무시고, 그들이 한 성령 안에서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인도하시는 분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희생하시는 열성으로, 세상의 모든 양들을 화합과 일치 속에서 하느님께로 인도하시는 목자이심을 드러냅니다.

모든 양들을 똑같이 당신 안에 품으시고, 그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시는 데에 있어서 전혀 그릇됨이 없으시며, 양들을 돌보시는 데에는 당신을 희생하실 만큼 강한 열정을 지니고 계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예언자들처럼 오랜 시기를 활동하시지는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백성들을 하느님께로 잘 인도하셨으며, 세상을 떠나신 후에도 그분의 가르침은 남아, 수많은 양들이 하느님께로 갈 수 있는 길이 되십니다.

우리도 복음에 등장하는 백성들이 그러했듯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영적으로 양육되고 하느님께로 인도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파견된 제자들이 여러 고을에서 백성들을 하느님 나라로 인도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적으로 목말라 당신을 찾는 이들로 붐비자, 예수님께서 가여운 마음이 드시어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복음 전체에서 드러나는, 목자로서 예수님께서 가장 많이 활동하신 점은 바로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산상설교라는 주제의 내용인 마태오 복음 5장은 예수님께서 많은 군중 앞에서 첫 활동으로 그들에게 가르침을 전하시는 모습을 전합니다. 우리가 복음뿐만 아니라 성경 전체를 읽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가르침을 알아듣기 위함입니다. 하느님의 가르침만이 우리를 하늘나라로 올바로 이끄는 지침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양들인 우리는 오직 예수님만을 목자로 섬기고, 그분께서 주시는 가르침만을 참 진리로 믿고 따라야 합니다. 세상에는 좋은 가르침을 주는 많은 현인들이 있고, 삶의 양식이 되는 좋은 책들도 많이 있지만, 우리 마음을 영적으로 살찌우고,하느님 나라로 인도하는 진정한 진리는 예수님의 가르침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영향을 많이 받고, 그로부터 삶의 지혜를 얻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자기에게 좋은 영향을 준 사람들과는 특별한 관계를 맺고 그들을 삶의 모범으로 삼기도 합니다. 이런 것은 현실적인 삶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기는 합니다만, 사람 자체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끄는 완전한 영적인 목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늘 부족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끄는 가장 완벽한 가르침은 예수님에게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 가르침을 들으려고 그분을 찾은 것처럼,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시는 참 목자시라는 점을 묵상해 보고, 그분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지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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