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3년 3월 12일

오늘은 어느덧 사순 시기 세번 째 주일을 맞이합니다. 40일간의 여정 중에 보름이 넘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본당 식구들은 이번 사순 여정 중에 길을 잃지 않고  끝까지 부활을 향해 가시길 기도드립니다.

  사순 여정의 길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로운 길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가야 하는 길입니다. 마치 사막을 건너던 대상들처럼 함께 무리를 지어 서로 돕고 응원하며 가는 여정입니다. 오늘의 복음처럼 사막을 건너는 우리의 여정에 예수님의 말씀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이 되어 우리의 갈증을 해소시켜주시길 바랍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4: 14)

  지난주에는 메리놀의 김학범 알퐁소 신부님의 특강으로 마음의 양식을 든든히 먹을 수 있었고, 수요일에는 백여 명 이상이 참여하여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단체들이 함께 준비한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의 삶을 되돌아보는 따듯한 피정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일 오후에는 레지오 마리애 행사 중 가장 중요한 ‘아치에스(Acies)’가 있습니다.  아치에스는 로마 군대 용어로 군대가 전투 대형으로 사열한 ‘군진’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성모께 일치와 의탁을 하는 봉헌식입니다. 레지오는 성모님의 군대로 우리의 신앙을 예수님 중심으로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기도 운동’입니다.

  성모님은 교회의 상징입니다. 성모님은 죽음을 무릅쓰고 아버지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여 하느님의 아드님의 어머니가 되셨고, 그 믿음은 아드님의 죽음 앞에서 의연하고 굳건하게 지켜냈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우리 교회의 믿음의 표상입니다. 성모님의 굳건한 믿음을 본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순명하여 세상을 복음화 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레지오 운동은 이를 위한 운동입니다.

  사순 시기 매주 매주 영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음 주말은 로사리오회 주관으로 뉴저지 뉴튼 수도원에서 2박3일 피정이 있고, 또 그다음 주일인 26일에는 본당 사순 피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순의 백미인 판공 성사가 28일 화요일에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도 잠시 짬을 내어 이러한 행사에 자주 참여하면 사순 여정에 큰 도움이 되어 여러분의 삶이 은총으로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광야에서 40일을 단식하시며 유혹을 이겨 내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40일간의 거친 여정에 예수님께서 주신 물을 마시고 힘을. 내어 끝까지 완주하시기를 바랍니다. 넘어졌어도 다시 일어나면 되고, 지치면 잠시 쉬어 가면 되고, 외로울 땐 함께 가면 됩니다. 그렇게 함께 더불어 가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걸음을 옮기면 됩니다. 우리의 신앙은 생각이 아니라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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