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3년 2월 19일

오늘은 연중 제7주일 2023년 2월 19일입니다. 어느새 이월도 중순을 넘어 하순으로 들어갑니다. 시간이 언제나 그렇듯이 참 빠르게 흐릅니다.

  지난 겨울 방학으로 조용했던 성당이 주일 학교 개학으로 다시 북적입니다. 역시 아이들의 존재는 삶의 활력을 줍니다. 왜 예수님께서 아들과 같아야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는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이제  이번 주 수요일 22일부터 40일간의 사순 시기의 긴 여정에 들어갑니다. 사순 여정은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나서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40일  밤낮으로 단식과 기도로 유혹을 이기신 기간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이제 40일간 영적 광야를 체험합니다. 예수님처럼 사십 일간 단식할 수는 없어도 재의 수요일 한 끼 단식과 매주 금요일 금육제를 통하여 예수님의 단식과 절제를 경험하고, 기도를 통하여 주님의 말씀을 더욱더 우리 삶 안으로 녹여내는 광야의 여정입니다.

  오늘의 복음을 들으면서 생각해봅니다. 주님께서 광야에서 단식하고 기도하며 유혹을 이겨내셨을 때 주님께서 진정 원하셨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아버지의 뜻이었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예수님의 존재적 의미이었기에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단식과 기도를 통하여 확신하신 것입니다.

  광야는 무의 세계입니다. 누구도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욕망의 허무를 깨닫게 하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하느님만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기도와 단신의 절제는 우리의 마음을 비우는 과정입니다. 즉 사순 시기는 우리의 마음을 광야와 같이 하느님만 존재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시간입니다.

  광야의 세계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세계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오늘 복음의 말씀(마태오 5: 38-48)과 같습니다. 아버지의 뜻은 복수가 아니라 용서입니다. 이기적이기보다 나눌 수 있는 자비가 하느님의 뜻입니다. 편을 가르기 보다 원수를 사랑하여 화해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이방인마저도 사랑하는 보편적 사랑입니다.

  사순의 광야 여정은 결국 변화의 시간입니다. 오늘의 복음을 묵상하며 다가오는 사십 일간의 변화의 시간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쉽지 않은 여정, 우리 공동체 식구 모두 함께 더불어 지치지 않고 이 여정을 마치고 바오로 성인처럼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2 티모테오서 4: 7)

  이를 위해 사순 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 ‘종일 성체 현시와 강복’ 있고, 십자가 기도와 저녁 미사와 특강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의 영적 여정이 풍요롭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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