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4년 2월 4일

어느새 올해 두 번째 달 첫째 주일로 연중 5주일을 맞이합니다. 이는 봄이 가까이 다가온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오늘은 24절 그중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입니다. 겨울을 마무리하고 봄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의 꽁꽁 언 마음도 봄기운과 함께 따듯하게 녹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환한 미소를 나누어 주길 바랍니다. 그 미소가 예수님의 미소처럼 따스하게 이웃의 마음을 녹여줄 것입니다.

  이월이 시작되면서 봄이 시작되고, 봄을 준비하려니 몸과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매주 토요일에 있는 한국학교도 개학하고, 주일 학교도 개학합니다. 겨우내 주말이 조용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성당 곳곳에 울려 퍼질 것입니다.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행복한 사람 사는 소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토요일은 설날입니다. 아침에 조상님들을 영혼을 위한 설날 연도 미사를 드리며, 새해에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하며 주님께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이미 올해 한 달이 지났으니, 새해라고 하기에 뭐하고, 전통적인 명절에 서로 덕담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은 참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새해를 덕담으로 시작하는 것은 참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랑은 걱정이 아니라 믿음입니다. 걱정은 충고하지만, 믿음은 격려를 해줍니다. 물론 충고는 좋은 것이지만 좋은 충고 한마디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덕담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믿습니다. 다만 우리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강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올 한해도 주님의 말씀 안에서 넉넉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으며, 주님의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길 기도드립니다. 주님의 사랑을 다음 주 주일에 떡국을 나누어 먹으며, 윷놀이와 공기놀이를 하면서 나누려 합니다.

  그런 다음 다가오는 사순절을 준비해야 합니다. 겨울을 갈무리하면서 세상이 깨어나는 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사순절을 준비할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모두 주님의 말씀으로 깨어나 기도하고,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주변 사람들을 보살펴 주고, 응원하고, 도와줄 때입니다.

  이렇게 이월에도 우리 본당은 정신없이 바쁩니다. 바쁜 와중에도 바쁜 이유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지치고 후회만 남습니다. 바쁜 이유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며, 그 사랑을 나누기에 바쁩니다. 누군가를 위해 나의 시간과 능력과 물질을 나눈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하고 나면 참 뿌듯하고 행복해집니다. 절로 마음이 넉넉해지고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게 됩니다.

  오늘 제2독서인 ‘고린도 신자들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에서 바오로 성인은 당신이 왜 그리 복음 전파에 온 열정과 삶을 바치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나는 복음을 위하여 이 모든 일을 합니다. 나도 복음에 동참하려는 것입니다.” (고린도 1서 9: 23)

  우리의 욕심은 세상의 지위나 물질이 아니라 복음이라고 바오로 성인은 고백합니다. 세상의 지위나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주님의 복음이 우리를 영원히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언제나처럼, 주님의 복음으로 우리가 모두 넉넉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로 매일 만나길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 만남에 복음 꽃이 탐스럽게 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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