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1년 1월 17일

어느덧 새해 첫 달 중순이 지난 1월 17일 연중 제 2주 주일을 지냅니다.

아직도 코비드 팬데믹은 점점 심화되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물론 백신 접종이 일반 약국에서도 실시되고 있어 종식의 희망이 더욱 가까이 왔지만 현실은 우리 모두가 백신을 맞을 수 있을 때는 아직 한참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전수칙을 엄수하며 일상을 건강하게 영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뉴욕시의 코비드 검사팀을 초청하여 우리 본당에서 다음 목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코비드 검사를 실시합니다. 증상이 있어서 검사를 받기도 하지만 무증상 확진자가 많기에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검사를 자주 하는 것이 일상에 좀 더 자신감을 갖게 하고, 만일 무증상 확진일 경우 식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전염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입니다. 바쁘기도 하고 귀찮을 수도 있지만 시간을 내어 검사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장시간의 긴장과 두려움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이 든 시기이지만 이를 잘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주님께 의탁하며 귀의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삶이 굳은 믿음에 기초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이 우리를 지치지 않고 힘들고 지루한 이 시기를 극복할 힘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연중 시기는 성탄의 신비를 풀어내며 그 의미를 일상에 녹여내는 때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신앙의 깊이를 더하여,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동참하며 우리도 그 구원의 은총을 받게 됩니다. 그 시작으로 지난 주일 예수님 세례 대축일을 지냈습니다.

  예수님의 세례로 드러난 예수님의 정체와 그 신비는 바로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사랑 받는 아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세례는 하느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기 위한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예수님께서 30의 나이에 세상으로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세상의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오늘 요한복음 첫 장의 35-42절의 말씀으로 예수님의 세례에 관한 이야기 보다 오히려 세례자 요한이 지나가는 예수님을 제자들에게 가리키며 그분의 진정한 정체를 발설합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1: 36) 참고로 요한복음은 공관 복음과 달리 예수님의 세례에 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은 바로 아버지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고자 희생양이 되실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아들을 성모님을 통하여 사람으로 세상에 보내시어 구원의 희망이 되게 하시고 당신의 말씀이 구원의 기쁜 소식이 되어 세상 끝까지 전해지게 하는 근원이 되신 의미입니다.

  교회 공동체의 의미는 함께 더불어 우리의 나약함을 서로 돕고 위로하며 서로 기대어 큰 힘을 얻어 삶의 고난을 이겨내고 삶의 무게를 좀 더 가볍게 하여 일상의 기쁨과 평화를 누리며 궁극적인 구원인 하느님 나라로 함께 가는 순례입니다. 이것이 바로 연중 시기의 영성입니다.

  오늘 복음에 세례자 요한의 제자인 안드레아와 그의 동료가 세례자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라삐(스승님),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1: 38)  이에 예수님은 “와서 보아라.” 하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묵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안드레아는 형 시몬에게 ‘메시아’를 만났다며 예수님께 소개합니다. 그리고 시몬에게 새로운 이름을 부여합니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케파라고 불릴 것이다.” ‘케파’는 ‘베드로’라고 번역되는 말이다.” (1: 42)

  우리는 예수님의 성령과 물로 세례를 받고 새 이름인 영세명을 받으며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교회 공동체 식구가 되었습니다. 이는 안드레아와 그 동료처럼 메시아이신 예수님과 함께 묵는 것이며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가 힘과 용기의 샘이 되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두렵고 힘든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과 함께 우리 교회 공동체가 힘과 용기의 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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