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21년 7월 25일

  연중 제17주일 7월 25일입니다. 중복도 지나고 말복을 향해갑니다. 한여름의 더위도 이제는 익숙해져 투덜거리면서도 즐깁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며 주신 가장 큰 능력 중의 하나는 적응력입니다.

  이렇게 적응력 갑의 능력으로 여름의 무더위를 적응하는 것처럼 팬데믹의 불편함과 위험함에 두려워하고 떨던 시간을 잊어갑니다. 그리고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터득하고 있는 듯 합니다.

  코비드 팬데믹 이후의 New Normal, 새로운 일상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단어, 언택트(untact)로 설명되는 온라인으로 미팅을 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일상을 말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코비드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삶을 말합니다.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고 돌파 감염이 염려되어도 중증에 면역에 효능도 있지만 코비드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없앨 수 없으면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며 적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이제는 개인 방역에 주의하며 개인 안전뿐만 아니라 공공 안전에도 신경 쓰면서 살아가는 일상입니다. 아마도 매년 독감 백신을 맞듯이 백신을 맞으며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참 쉽지 않은 새로운 일상입니다.

  이렇게 힘든 시대를 맞이하여 힘들게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겸손을 배우며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바이러스를 없애지는 않지만 극복할 힘을 줍니다. 불편한 삶을 함께 더불어 극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의 믿음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대단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아집이나 고집이 아닙니다. 믿음은 하느님의 뜻에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바로 ‘하느님의 사랑’에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사랑은 여러 가능성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변화되는 삶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변화의 불편함에 또는 믿기 어려운 상황에 투덜거리면서도……우리는 “말씀”을 따라갑니다.

  오늘의 복음은 요한 복음의 ‘오병이어’ 기적의 에피소드입니다. (6: 1-15) 이 에피소드는 4대 복음 모두에 등장하는 기적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군중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모여들었고 밤이 늦어지는 것도 잊은 채 예수님과 함께 머물렀고 식사 때가 되어 한 아이가 갖고 있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많은 군중을 먹이려고 하시자 안드레아 사도는 불가능하다고 투덜거립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말씀대로 따릅니다. 군중을 풀밭에 자리 잡게 하시고 예수님은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들이 빵 다섯 개로 배불리 먹고도 남은 조각은 12 광주리나 되었습니다.

  복음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하고 말하였다.” (요한 6: 14)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는 바로 메시아입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고백한 것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며 적응해 나갑니다. 힘들지만 어쩔 수 없고 두렵지만 버텨냅니다. 이 모든 상황을 곰곰이 생각하며 하느님의 사랑에 귀의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이웃들과 더불어 행복을 찾아냅니다. 이는 함께 더불어 무거운 삶의 짐을 들으니 가벼워지고, 삶의 멍에는 쉬워집니다.

  오늘 복음의 ‘오병이어’ 같이 불가능할 것 같은 기적은 예수님의 손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모인 모든 이들이 배불리 먹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미래도 불확실하고 더욱 위험하고 힘들어질 것 같아 암담하여도, 우리의 믿음은 불확실성을 헤치며 길을 찾아내고, 암담한 현실에 빛을 비춥니다.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예수님과 함께 겸손히 사랑하며 살아가는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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