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

2018년 7월 29일

오늘 연중 제17주일, 여름의 한가운데서 더위를 피해 망중한의 여유를 즐기는 가족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꼭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가족끼리 저녁상을 같이 하며 시원한 수박이라도 나누며 오손도손 이야기라도 나누면 그것 또한 행복한 천렵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은 유명한 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입니다.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 물고기로 장정만도 오천 명이 넘는 군중을 배불리 먹인 기적입니다. 지난 주일 복음은 복음 선포 선교에서 돌아온 제자들이 쉴 새도 없이 구원과 치유를 갈망하며 몰려드는 군중이 안타까워 예수님은 그들을 들판에 앉히고 하느님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그 많은 군중의 먹을거리가 문제가 됩니다. 사실 제자들과 쉬려고 마을에서 외딴곳으로 왔고 군중들이 이를 마다치 않고따라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제자들은 예수님께 군중을 돌려보내자고 제안을 합니다. 그들이 갖고 있던 음식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었기도 하거니와 그나마 한 어린아이의 음식이었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음식을 주라고 명령하십니다. 제자들을 시켜 군중을 자리에 앉게 하고,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 (요한 6: 11) 군중이 배불리 먹고도 음식이 남았습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의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주일 복음은 마르코 복음에서 발췌되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요한복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특별한 이유보다는 마르코 복음의 오병이어 기적에 관한 서술보다는 요한복음 6장의 것이 더욱 자세히 서술 되었고, 나아가 요한복음은 오늘의 기적을 “살아있는 빵”의 신비로 연결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중 제21주일까지 우리는 요한 복음 6장의 말씀을 주일 복음으로 듣게 됩니다.

오늘의 기적은 궁극적으로 성체 성사의 기적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배불리 먹이시는 분으로 구약의 탈출기에 나오는 광야에서 굶주린 백성에서 만나를 내려주신 하느님의 자비보다 더 큰 성체성사의 신비를 드러냅니다. 성체는 바로 “살아있는 빵으로 이를 먹는 이들은 만나를 먹은 이들처럼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이 때문입니다. (참조 요한 6:57-58)

그런데 오늘의 기적 이야기에서 잠시 묵상하게 하는 부분은 바로 안드레아 사도의 상식(?)적인 의견과 이에 비상식(?)적인 명령입니다. 안드레아 사도는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마르코 복음의 제자들은 군중을 돌려보내 스스로 먹을 것을 해결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곳은 외딴곳이기도 하거니와 군중이 너무 많아 그들을 먹이려면 적어도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이 필요하였기 때문입니다. 한 데나리온은 하루 품삯이므로 이백데나리오는 아주 큰 돈일 뿐만 아니라 그 시간에 그 많은 빵을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비상식적(?)이게도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리고 아이가 갖고 있던 빵과 물고기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도 남은 음식이 12 광주리에 가득 찼다고 합니다.

세상적으로 보면 안드레아와 제자들의 의견이 더욱 현실성이 있고 상식적입니다, 불가능한 일에 매달리기보다는 보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 현대 경영의 상식입니다. “선택과 집중”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소수를 선택하기보다는 모두를 선택합니다. 무모하기 짝이 없는 선택을 하십니다. 한 사람도 버리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선택하십니다. 그리고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 물고기로 그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십니다.

이 기적은 바로 저버리지 않고 모두를 포용하는 하느님의 사랑의 결과입니다. 누가 선택을 받고 누가 버림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하느님은 단호하고 간결하게 말씀하십니다. 믿는 이는 살 것이고 믿지 않는 이는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을 믿고 외딴곳까지 따라온 사람들을 예수님은 한 사람도 저버리지 않으시고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이는 예수님을 믿는 이는 생명의 빵을 먹는 이들이고 이를 먹는 이는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으리라고 예수님은 단언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사랑이 가득한 공동체입니다. 바로 교회 공동체의 목적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닮은 우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항상 기도하고 배려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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