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or’s Desk

2019년 6월 30일

오늘은 연중 제13주일을 지냅니다. 오랜만에 녹색 제의를 입는 주일입니다. 지난 사순절과 부활절을 지난 3주간에 걸친 대축일에 이어 오늘 연중 제의를 입습니다. 상록수처럼 여름의 무더위에도 지치지 않는 신앙심을 북돋아 주는 색깔입니다.

하지가 지나가 갑자기 기온이 상승하여 따가운 햇살이 그늘을 찾게 합니다. 이제 산으로 들로 더위를 피해 더위를즐기러 가족끼리 간단한 여행이 잦은 계절입니다.  모쪼록 건강과 안전에 유의하시기를 바라며 또한 어디를 가시던주일 미사는 꼭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아이들이 방학이라고 주일 미사까지 방학이어서는 안됩니다. 이런 이유로여름 방학 때에도 주일 12시 30분 미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스마트 폰의 애플이 잘 발달되어 주변의 성당과 미사 시간 그리고 어떻게 가는지까지 알려주어서 참 편리합니다. 따라서 어느 휴가지에 가더라도 몰라서 미사를 빠질 염려가 없습니다. 문득 신학교 때 여름 방학이 시작될 때면교장 신부님이 신학생들을 모아 놓고 “No vacation for vocation!” 즉 “성소에 방학이란 없다.”라며 신앙생활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하시던 생각이 납니다. 우리 신앙에 방학은 없습니다.

지난번에도 설명하였듯이 성령강림 대축일과 거룩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대축일에 이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하나의 세트로 “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보이는 표징인 성체 성혈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전례를통해서 잘 설명합니다. 따라서 매주 주일 미사를 통해 우리가 받아 모시는 성체는 우리 삶에 항구한 도움이 되는 하느님의 현존의 실체적 증거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은 성령을 통하여 경험하기도 합니다. 세례 견진으로 받은 성령은 기도를 통하여 우리 안에서 역사하심을 깨닫게 됩니다. 이에 지난주 대구 대교구의 마진우 신부님을 초대하여 치유 피정을 실시했고,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주님의 은총과 치유의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에 돌아온 과달루페 성모님 성지 순례단의 경험담을 들으니 많은 분들이 성모님의 은총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갔다 오신 분들의 얼굴이 참 많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지난 사순절을 기점으로 시작한 과달루페 성모님의 가정 방문기로 많은 가정이 축복을 받았고 이번 순례로 더욱 많은은총이 우리 본당에 가득한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이번 순례를 통해 과달루페 성모님을 새롭게 이해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파티마, 루르드, 메주고리 성모님 등 유럽의 성모님에 대해서만 들어서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모님은 그저 500년 전 발현하신 옛날이야기로 만 치부하다 이번 순례를 통해 지금도 우리에게 강한 신앙의 메시지를 주시는 성모님으로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고백이었습니다. 사실 과달루페 성모님은 전 아메리카 대륙의 수호성인이십니다.

이렇게 기쁜 성령으로 가득한 유월은 엊그저께 금요일에 지낸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로 마무리하는 것같습니다. 이날은 또한 “사제 성화의 날”이기도 하였습니다. 사제로서 언제나 주님의 말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아니라 섬기러 왔다.” (마태 20: 28)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우리를 위해 수난을 받으시고 돌아가신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을 우리도 우리 이웃을 위해 베풀어야 하겠습니다.

사랑을 베푼다는 것은 바로 배려이며 이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나하고 다르다고 해서,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판단하고 비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의 일행을 예루살렘으로 간다는 이유만으로 환영하지 않는 사마리아인들에게 제자들은 화를 냅니다. 이에 예수님을 그들을 꾸짖으시고 조용히 다른 마을로 가셨습니다.

이 간단한 행위가 정작 행하려면 참 어렵습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다.”라고 선포하십니다. 그 가능성은 바로 “높은 데서 오시는 분,” 성령이시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의지와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의지하며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성령의 힘으로 불가능해 보이는것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바로 우리가 하느님을 경외하고 겸손해질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독립기념일 연휴 가족들과 친지들의 즐거운 망중한을 즐기시기를 기도드립니다.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