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일

2022년 8월 14일

 오늘 일독서 예레미야서 말씀에서 예언자인 예레미야가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예언을 하였는데 지도자들은 그 예언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예레미야를 죽일 음모를 꾸미고 치드키야 임금을 충동질하여 예레미야를 저수 동굴에 내려보내 죽게 하려고 하였는데 에벳 멜렉은 임금께서 예레미야에 대한 모함을 상소하고 그의 진실 함을 호소하여 예레미야를 죽음에서 구해 줍니다.

   선택받은 이스라엘 백성들 안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같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도 받아들이지않고 하느님의 뜻과 다른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언자 예레미야는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과 임금께 저항하거나 분노하여 임금의 결정에 불복종하여 이스라엘의 분열을 더 자극하고 더 큰 분열을 가져오기 보다는 임금의 결정에 순종하여 이스라엘이 하느님과 하나 되게 자신을 희생 제물로 봉헌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늘 루카 복음에서 주님의 말씀을 읽으면 꼭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분열되기를  바라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라고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구약 독서에서도 읽었듯이 예언자의 예언을 듣고 어떤 이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아무 관심 없이 그저 자기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이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반대하고 받아들이지 않고 주님의 뜻에 어긋나는 삶을 선택 하면서 하느님과의 일치를 깨는 삶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선택받은 이스라엘 사람들 안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일치하는 이들과 주님을 떠나는 이들이 있듯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하느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부정하며 안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가깝게는 한 가정 안에서도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있고, 사회에서 그리고 세상에서도 우리는 이런 상황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교훈은 분열이 있는 곳에 어떻게 일치의 씨앗을 그리고 주님의 말씀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아 실천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는 초기 교회 때 세상의 중심이었던 로마에서 치명을 합니다. 그 이후 교회는 로마에서 수많은 박해를 받으며 수많은 교우들이 순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난과 고난의 생활 속에서도 교우들은 그들과 자신들의 이익이나 권리 또는 자유를 위해 싸우거나 투쟁하거나 미워하면서 분열의 골을 더 깊게 만들어 주님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존재와 그분의 사랑을 부정하게 하는 더 큰 이유를 제공하기보다는 예수님께서 십자가형을 어린양과 같이 조용히 받아들이고 세상을 위해 죽으셨던 것처럼, 초대 교우들도 로마의 박해에 예수님과 같이 순한 어린양의 모습으로 죽음을 선택합니다. 수 많은 교우들이 투쟁과 싸움이 아닌 사랑과 용서를 선택하며 죽어가는 모습에서 로마는 서서히 분열의 거리를 좁히고 예수님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오면서 결국 예수님의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로마가 가톨릭 신앙의 중심지가 되어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는데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희생이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가져다주는 가장 아름다운 희생의 선물일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 안팎에서 분열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분열된 모습을 보고 화내거나, 미워하거나 또는 싸워서 해결하기보다는 분열의 고통과 아픔 그리고 슬픔을 일치를 위한 희생의 제물로 주님께 봉헌하면서 기도로 인내한다면 바로 이것이 우리 가정에 일치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고, 교회 공동체 안에 일치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세상에 일치의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주님, 우리가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의 씨앗을 뿌리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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