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자세

2018년 4월 22일

누구든지 어느 분야에서 책임을 지니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성실함을 갖추어야 합니다. 맡은 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성실함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한 성실한 자세는 그 사람의 인격과 품성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지닌 지도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기도 합니다.

성실한 자세와 관련하여 실제로 우리에게 훌륭한 모범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완벽한 모범을 남겨주신 분은 당연히 예수님이십니다. 아버지께서 맡기신 일을 쉬지 않고 수행하시며, 그 일의 완수를 위해서는 당신의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으신 분이십니다. 누구도 자신이 지닌 임무를 성실히 완수하기 위해서 목숨까지 쉽게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처음부터 지니셨던 마음과 행동에 변함없이 생의 마지막까지 성실하셨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예수님께서 얼마나 성실하신 분이신지를 다시 상기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착한 목자에 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착한 목자라고 하시면서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고 하십니다. 쉽게 얘기하면 착한 목자는 이리 때가 양들을 공격할 때, 달아나지 않고, 양들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위협하는 이리 때와도 맞설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러하셨습니다. 우리가 알고 예수님은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피하지 않으시고 그대로 다 참아 받으셨습니다. 당신의 사명을 수행하시기 위해서 목숨을 내 놓는 것보다 더 큰 성실함은 없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삯꾼에 대한 말씀을 하시는데, 삯꾼은 목자들에게 품삯을 받고 일을 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목자와 같은 책임감은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이리가 나타나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예언자나 지도자도 당신과 같이 양들을 위해서 성실할 수 없음을 말씀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양들을 돌보시는 예수님께서는 당신 우리 안에 있는 양들만 돌보시지 않습니다. 당신을 모르는 양들도 당신의 우리 안으로 들게 하기 위해서 찾아 나서십니다. 우리 편에서 보면,보통 지도자는 어느 공동체의 범위에 한하여 그 공동체를 이끌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이들이, 비록 그들은 당신을 아직 모른다 할지라도, 당신의 양들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찾아 나서십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는다고 말씀하시면서, 그 일이 당신 스스로의 뜻임을 밝히십니다. 즉 목숨을 바치는 성실함은 어느 누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당신의 원의에 따른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보통 사회에서 생명을 바칠 각오로 종사해야 하는 직업은 대표적으로 군인이 있습니다. 군인은 유사시에 목숨을 걸고 나서야 하지만, 전시가 아니고서는, 그들이 처음부터 목숨을 바치려는 목적으로 군대에 지원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예수님과 다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원한 하느님의 구원계획에서부터 목숨을 다하는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뜻을 이미 지니고 계신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성실한 분이신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우리 편에서는 과연 예수님께 대해서 스스로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적지 않게 예수님의 뜻과 반대되는 모습에 자주 빠지곤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변함없이 늘 그대로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긋난 길에 들어선다 할지라도 언제든지 돌아갈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우리의 불충실함이 부끄러울 만큼 크다 해도, 변함없이 성실하신 예수님께서 늘 같은 자리에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허물을 벗고 다시 예수님께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당신 스스로를 착한 목자라고 하시는 예수님께서 그분의 양인 우리 자신에게 얼마나 자비롭고 성실하신 분이신지를 떠올려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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