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상

2021년 4월 8일

오늘은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4월 8일입니다. 참 좋은 날씨입니다. 여름이 오기 전에 이 날씨를 만끽하시면 좋겠습니다. 올 봄은 더 많은 꽃들이 화창하게 피어 우리의 답답한 마음에 밝은 미소처럼 위로해 주길 바랍니다. 성모님의 미소처럼…

팬데믹의 어두운 시간을 이겨낸 가장 큰 힘 중의 하나는 동료 신부들과 매주일 저녁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나누는 식사에서 우리가 삶을 나누고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친밀함이 늘어나고 그 친밀함은 서로의 마음을 진솔하게 터놓게 하며 서로의 아픔과 어려움 그리고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며 한 공동체가 됩니다. 그러면서 각자 맡은 공동체 교회도 하나의 공동체도 어려움과 기쁨을 나눌 수 있게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의 복음은 어제 엠마오에서의 사건에 이어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신 루카 복음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제자들은 엠마오 가는 길에서 만난 예수님과 빵을 떼실 때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고 하고 있을 때 예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인사를 하시자 제자들은 유령을 보는 줄 착각하며 무서움과 두려움에 쌓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당신의 몸을 만지게 하시고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당신께서 부활하셨음을 믿게하십니다.

제자들은 빈 무덤의 이야기와 길에서 만난 예수님과 빵을 뗄 때 알아본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인간적인 상식을 뛰어 넘을 뿐만 경험 해보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에게 부활은 믿음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그 부활의 믿음의 원래 시작은 믿음과 경험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많은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뵌 것입니다. 특히 오늘의 복음처럼 예수님은 당신의 십자가 상처을 보여주시면 직접 만져 보라고까지 하시며 당신의 부활을 증명하십니다.

길에서 만난 예수님을 빵을 뗄 때서야 알아본 것이나 오늘 다른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함께 물고기 한토막 식사를 하시며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빵과 물고기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상기시킵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도 오천명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을 제자들은 상기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에서 함께 나눈 빵을 상기하며 예수님의 말씀,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를 상기 시키십니다.

이렇게 양식으로 오시는 하느님의 사랑이 성체성사의 신비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계속해서 이 성체성사의 신비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늘로 승천하실 때까지 제자들은 부활의 신비를 직접 경험하며 인간의 상식을 넘어 불가능이 없는 하느님의 능력을 경험합니다. 이 경험은 이제 그들이 무섭고 두려운 세상에 맞서 죽음을 무릅쓰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힘이됩니다.

이제 직접 경험한 부활의 기억은 오늘 우리에게 성경 말씀과 성체성사로 전해집니다. 이제 직접 예수님의 손과 발을 만질 수 없지만 성경을 통하여 예수님을 만나고 미사를 통하여 예수님의 만찬에 함께하고 성체를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과 하나가 됩니다.

우리는 이제 성체성사에서 예수님을 증거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의 중심인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삶을 통해 세상에 부활을 전합니다. 나아가 성체의 신비는 우리 각자가 예수님의 지체로서 예수님과 하나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말씀을 우리 삶에서 확실하게 이루어지고 이세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경험하게 하고 나아가 믿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하신 의미입니다.

시편 8,2ㄱ과 5.6-7.8-9(◎ 2ㄱㄴ)
◎ 주님, 저희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크시옵니까!, 알렐루야.
○ 주님, 저희 주님,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시나이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시나이까? ◎
○ 천사보다는 조금 못하게 만드셨어도,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나이다. 당신 손으로 지으신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 발아래 두셨나이다. ◎
○ 저 모든 양 떼와 소 떼, 들짐승하며, 하늘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 물속 길을 다니는 것들을 다스리게 하셨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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