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상

2022년 5월 1일

오늘은 부활 제3주일, 계절의 여왕 오월 초하루, 우리의 마음도 아름다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특히 코비드 팬데믹의 위험이 점점 희석되며 희망이 되살아는 부활의 계절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월이 믿음의 상징 성모 마리아의 달이라는 사실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오월 성모 성월을 맞아 이달 10일 화요일 저녁 8시에는 성모님의 밤으로 성모님을 기리게 됩니다. 성모님은 우리 신앙의 상징이며 우리가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신앙의 길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우리 신앙의 모델입니다.

   새로 솟아난 연한 녹색 잎새에 마음도 같이 부드러워지는 오월에 생각나는 시 하나:

“당신의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중략]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웬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오광수 시인의 “5월을 드립니다.”입니다. 시인의 노래처럼 5월은 왠지 마음이 풍요롭고 평화로워집니다. 자애로운 성모님의 사랑이 느껴지는 달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을 나누는 것이 참 자연스러운 때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의 달이 되었나 봅니다. 성모님의 굳은 신앙은 굳건한 마음의 결과가 아니 봄에 뜨는 새싹처럼 부드럽지만 바람에 지지 않고 자라는 나뭇잎이나 들에 활짝 핀 꽃잎 같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나아가 부활의 싱그러운 아름다움이 아름다운 오월의 아름다움으로 드러나고 이것이 바로 성모님의 절대적인 믿음의 열매입니다. 이러한 아름다운 축복을 우리 아이들이 온전히 받아 굳건한 믿음의 자녀로 성장하길 빕니다.

   이에 오늘 주일학교 2학년 아이들에게 첫영성체를 12시 30분 미사 때에 거행합니다. 처음으로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며 주님의 신비로운 지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날입니다.

   이 아이들이 성체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을 가득히 받아 주님의 사랑이 넘치고 그 사랑을 친구들과 나누고 이웃에 나누며 몸과 마음이 주님과 같이 성장하길 부모님들과 우리 공동체 식구들 모두가 간절히 기도하며 축복의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이는 또 다른 부활의 신비를 우리 삶에서 나누는 것입니다.

   오늘 부활 제3주일 복음은 요한복음의 마지막 장인 21장의 시작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이르신 것처럼 갈릴레아의 티메리아스(갈릴레아) 호숫가에서 다시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신 이야기입니다. (요한 21: 1)

   그날 그곳에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그분의 다른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21: 2) 그들은 아직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고 한량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시몬 베드로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다고 하고, 이에 다른 제자들이 따라나섭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어부였고,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지금 무엇을 할지 모르기에 자신들이 하던 옛일로 돌아간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의 다락방에 숨어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 평화의 성령을 주시며 사랑과 용서의 복음을 주셨지만 아직 그 뜻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게 배를 타고 호수로 나갔지만 밤새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동이 틀 무렵에 호숫가에 서 계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배 오른쪽에 그물을 던지라고 명하니 그들은 순순히 따르자 고기가 너무 많이 잡혀 그물을 끌어 올리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 물고기의 수가 153마리나 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에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 요한이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니 웃옷을 벗어 던지고 물에 뛰어들어 예수님께 다가갑니다. 베드로의 주님에 대한 열정이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주님은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에게 아침으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주셨습니다. 그렇게 부활하신 후 세 번째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21:13) 이 대목에서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빵을 축복하시고 떼어서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당신을 기억하여 이를 행하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호숫가에서 빵과 물고기를 때어 주시는 장면에서 복음은 그 최후의 만찬을 떠오르게 하며 나아가 갈릴레아에서 행하신 오병이어의 기적을 기억하게 합니다. 바로 성찬의 신비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간 첫날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성령을 주시며 주신 명령이 용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계명을 오늘 베드로에게 직접 보여주십니다.

   사실 최후의 만차에서 예수님은 베드로가 당신이 수난을 받으실 때 베드로가 첫닭이 울기 전에 당신을 세 번이나 부인할 것이라는 예언을 하시고 그대로 되었습니다. 이에 베드로는 통곡을 하며 죄책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오늘 식사 후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당신을 사랑하냐고 세 번이나 물어보시며 당신의 양을 잘 돌보라 명령하심으로써 베드로를 용서하시며 교회의 수장으로 임명하신 것입니다. (21:15-17) 그리고 베드로에게 명하십니다. “나를 따라라.” (21:19)

   요한복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입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시어 우리 구원을 위해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셨고(3:16),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은 그 사랑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드러내 보여주시며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은 “용서”입니다.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화해하며 살아갈 때 진정한 평화가 온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은 ‘성령’의 힘에 의해서 입니다. 이는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것이며, 나아가 물과 성령으로 위로부터 다시 태어난 사람들에게 가능한 사랑입니다. (참조 요한 3장)

   즉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가 할 수 있는 삶의 모습입니다.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 바로 예수님처럼 우리가 부활을 살아가는 삶의 모습입니다. 오늘 베드로에게 보여주신 용서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을 우리에게도 똑같이 하십니다. “나를 따라라.”

   이 아름다운 성모님의 계절 오월 성모님의 신앙과 사랑을 본받아 예수님을 따릅니다.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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