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상

2021년 9월 10일

오늘은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9월10일입니다. 날씨는 역시 화창한 가을 날씨입니다. 선선한 바람과 햇살이 잘 어우러지는 날입니다. 오늘 날씨같이 여러분의 하루도 주님과 함께 화창하길 기도드립니다.

오늘은 봉성체 날입니다. 주일 미사에 여러 사정으로 오래 참례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성체를 모시고 방문하여 주님과 우리 공동체 식구들이 그 분들과 언제나 함께 계심을 확인하는 날입니다.

저희 신부들과 수녀님들이 봉사자들과 함께 가가호호 방문 할 때 여러분도 기도 속에 함께 방문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도 주일 미사에 참례 못하는 분들을 위해 기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은 어제의 복음에 이어 계속해서 예수님의 “평지 설교”를 듣고 있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루카 복음의 6장은 마태오 복음의 5-7장의 “산상 설교”에 대비하여 평지에서 말씀하셔서 그렇게 부릅니다.

평지 설교도 산상 설교와 마찬가지로 높은 도덕률을 가르치며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알려주십니다. 그 도덕률의 기본으로 황금률이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마음 자세는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루카 6: 31; 마태오 7: 12) 이것이 율법 예언서의 정신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이를 더 깊게 설명하십니다. 그것은 “자기 성찰”입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합니다.

나아가 나의 약점과 장점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등을 성찰을 먼저 하면 남들과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상황을 바꾸어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서로의 이해도가 깊어지게 되어 감정적 판단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남을 먼저 보고 순간적으로 잘잘못을 판단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창세기의 선악과의 후유증이 아닌가 합니다. 하느님께서 절대로 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를 먹었다는 것은 선악을 판단할 줄 알게 되는데, 문제는 하느님의 기준이 아닌 각자의 주관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는 이중잣대의 요인이 됩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내로남불”식의 심판이 발생합니다.

나아가 남을 판단하고 심판하면서 자신은 그 사람보다 낫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심판관이 된 착각으로 오만과 완고함의 죄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바리사이와 같은 위선의 죄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예수님은 이렇게 비유하십니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6: 39) 이 장면을 가만히 상상해 보면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또 이런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 (6: 42)

이 또한 재미있는 비유의 말씀입니다. 항상 자신을 성찰하면서 남을 대하면 그것이 가장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 갈 수 있는 방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해질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가족간이나 이웃간에 화목한 관계를 맺을 수 있어 삶이 더 평화롭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재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간의 화목과 이웃간의 화목이 우리의 삶을 뿌듯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아름다운 가을날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남의 잘못을 보고 자신을 성찰하는 반면교사의 마음과 남의 잘한 점을 보고 기뻐하며 배우는 겸손이 바로 황금률의 바탕이며 하느님 말씀의 근간이 됩니다.

오늘 햇살이 참 좋습니다. 가을 햇살은 보약보다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9월의 아름다운 날에 하느님의 얼굴이 오늘 햇살처럼 따스하게 여러분에게 비추기를 바랍니다.

시편 16(15),1-2ㄱ과 5.7-8.11(◎ 5ㄱ 참조)
◎ 주님, 당신은 제 몫의 유산이시옵니다.
○ 하느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나이다. 주님께 아뢰나이다. “당신은 저의 주님.” 주님은 제 몫의 유산, 저의 잔. 당신이 제 운명의 제비를 쥐고 계시나이다. ◎
○ 저를 타이르시는 주님 찬미하오니, 한밤에도 제 양심이 저를 깨우나이다. 언제나 제가 주님을 모시어, 당신이 제 오른쪽에 계시니 저는 흔들리지 않으리이다. ◎
○ 당신이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고, 당신 오른쪽에서 길이 평안하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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