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6주일

2021년 5월 9일

“서로 사랑 하여라.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15,12-1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사랑에 대해 가르치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주신 계명을 지키면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에 대해 생각하거나 묵상을 하다 보면 꼭 생각나는 분이 계십니다. 아마도 “사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기에 딱 알맞은 모습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사랑하면 꼭 떠오르는 분 같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신 “어머니” 이십니다.

  믿음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교우분들은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은 없습니다. 그렇듯이 어머니 사랑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또, 엄마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의문이 아니라, 우리가 어머니의 사랑과 주님의 사랑을 얼마나 받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해 얼마나 감사드리는지 같이 묵상해 볼까 합니다.

  어느 화목한 가족들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연세 드신 어머님 생신 때 일입니다. 자녀들과 손주들이 다 같이 모여서 어머님, 할머님 생신을 축하하는 음식과 선물 그리고 꽃들을 준비하고 가족들이 다 모여서 생일잔치를 열심히 준비하고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어머니를 중앙에 모시고 꽃다발 드리고, 생일 케이크에 촛불 붙이고, 생일 노래도 불러 드리고, 선물도 드리고 그러고 나서 모두 식탁으로 옮겨가서 앉아 식사 전 기도를 드리고, 음식들이 하나, 하나 나왔습니다. 어머니 앞에 어머니가 평소에 즐겨 드셨던 음식을 갖다 놓았습니다. 음식을 보고 기뻐하실 줄 알았는데, 어머니 표정이 굳어지시면서 그전까지 웃고 계셨던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갑자기 굳어진 어머니 표정에 모두들 당황하고 있는데, “엄마, 왜 그러세요?“ “엄마 좋아하시는 음식인데 어디 불편하세요?“라고 여쭤보았습니다. 잠시 침묵을 지키시며 슬픈 표정을 지으시던 어머니께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언제 닭발을 좋아한다고 했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녀들은 “엄마, 엄마는 우리가 어렸을 때 닭이 나오면 항상 닭발만 드셨잖아요!” 그 말을 들으신 어머니께서는 더 슬픈 표정을 지으시면서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내가 닭발을 먹었던 것은 너희들이 닭을 먹고 남은 게 닭발뿐이라서 닭발을 먹었던 것이란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어머니날을 맞이하면서 복음을 통해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신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라고 하신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묵상해 봅니다.

  엄마를 사랑한다는 것은 생신이나 특별한 날에 잔치해드리면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어머니의 중요한 날을 기억해 드렸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날에만 기억해 드리는 게 과연 엄마를 사랑하는 것인지 묵상해 봅니다.

  누구를 사랑 한다는 것은 바로 그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기쁜지, 어디가 아픈지, 슬픈지, 힘든지, 무슨 걱정이 있는지에 대한 솔직하고 진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날인 오늘을 기억해 엄마께 꽃다발과 맛있는 저녁을 대접해 드리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시길 기도드리며, 오늘부터 엄마께 진지한 관심을 보여드려 엄마의 기쁨, 걱정들도 같이 나누는 사랑의 실천으로 어머니들을 행복하게 해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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