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4주일

2018년 12월 23일

지난 대림 제1주일의 말씀의 전례는,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내용으로, 예수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는 이들이 종말에 보게 될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고대하며, 이 시기를 시작해야 함을 권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림 제2주일과 제3주일은, 그 날을 맞이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회개하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대림 제4주일 말씀의 전례는, 이제 구세주의 탄생이 임박했음을 알리며, 우리가 기다려온 그 날은, 과거의 역사 속에 머물러 있는 사건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우리 가운데에 맞이하게 될 사건임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저자로 알려진 미카 예언자는, 이스라엘 왕국이 아시리아에게 멸망할 당시 활동했던 예언자였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이 어려움에 처한 이유를 두고 우상숭배와 사회의 부정의를 지적했습니다. 행동 없이 겉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채하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그들의 멸망을 예고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주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약속을 상기시키며, 그들에게 구원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해산하는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주님은 그들을 내버려 두리라.” 그들을 내버려 두시리라는 하느님의 말씀은, 이스라엘을 포기하신 것이 아니라, 해산하는 여인이 아이를 낳는 사건을 통해, 그들에게 결정적인 구원의 길을 열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구세주께서 여인을 통해 이 세상에 오실 것이라는 예언의 말씀입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오직 구세주의 강생만이 아담과 하와로부터 이어져온 이스라엘의 죄악을 없애실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그 때까지 그들을 내버려 두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제2독서인 히브리서에서 저자는 그리스도께서 하셨던 말씀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은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과 화해하기 위해서 동물을 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그러나 이제 제물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육신을 취하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스스로를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해서 죄를 용서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하신 말씀은 바로 그러한 의미이고, 이는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인간의 육신을 취하셨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말씀입니다. 제1독서의 말씀처럼,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시기로 약속되었던 구세주의 강생은, 예언의 말씀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인간의 역사에 일어난 사건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 사건은 마리아라는 한 여인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구세주께서 인간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시고, 약속된 구세를 잉태하리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마리아께서 믿으심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었지만, 창세기 3장 15절에서 여자의 후손이 그 악을 물리치시리라는 하느님의 구원의 메시지와, 예언자들을 통해 끊임없이 선포되었던 구세주의 오심에 대한 약속은, 마리아라는 한 여인을 통해서 우리에게 성취되었습니다. 마리아께서는 그 모든 약속을 믿었고, 또 하느님께서 자기를 통해 뜻을 이루시도록 순명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마리아를 통해 우리에게 이루어질 구세주의 강생에 대한 기쁨을 전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이 노랫말은 엘리사벳이 믿음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찬양하면서, 우리에게도 구세주의 탄생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림 시기의 마지막 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2000년 전에 이 세상에 오신 구세주의 탄신일을 다시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 성탄 대축일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축제의 날입니다. 우리에게 구세주의 탄생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그 날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는지 묵상해 보는 주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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