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일

2022년 12월 11일

오늘은 대림 제3주입니다. 대림은 그분의 오심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하느님께서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약속하신 분을 기다립니다. 과연 그 분은 어떤 분이실까요? 우리는 대림절 전례 색깔을 통해 그분이 어떤 분 이신지를 알 수 있습니다. 대림절 색깔은 자주색입니다. 이 색깔은 귀한 색깔이었습니다. 특히 로마 시대때에는 자주색은 특정한 조개류에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색깔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색을 물들인 옷감은 햇빛을 오래 받아도 색깔이 변하지 않아서 그 당시 사람들은 이 색깔을 신이 주신 색깔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자주색의 옷은 왕위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예수님께서 로마 군인에게 고문을 당하실때 로마 군인들이 예수님께 자주색의 망토를 입혀 조롱 하였던 것입니다. 교회는 대림절의 색깔로 자주색을 선택해서 우리가 기다리는 분은 바로 “왕”이신 구세주이시라는 것을 묵상하게 하며, 또한 왕이신 그분께서 어떠한 희생을 하셨는지 묵상하며 그분을 회개하며 준비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은 “Laudate”/라우다떼 주일입니다. 즉, “Rejoice,” “기뻐하라”는 뜻입니다. 오늘 이사야서 말씀에서는 이스라엘이 기다리는 구세주는 메마른 광야에 비가 내려 꽃을 피우고, 다시 비옥한 땅으로 태어나는 것과 같은 기쁨을 가져다주신다, 그리고 눈먼이가 다시 보게 되는 기쁨과 같고, 귀먹은 이가 다시 듣게 되는 기쁨과 같이 앞으로 오실 구세주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이러한 기쁨을 가져다주실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구세주 서는 광야에서 비가 내려 새로운 꽃을 피우듯이 새로운 생명을 가져다주시는 기쁨을 가져다주신다는 이사야의 일 독서의 말씀입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요르단강에서 앞으로 오실 주님을 준비시키며 물로 세례를 주다가 헤로데 왕에 잡혀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예수님이 누구인지를 알아보려고 자신의 제자들을 보냅니다. 세례자 요한도 한순간 예수님이 과연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구세주인가 라는 의심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약속되어 오시기로 되어있는 구세주라는 질문에 “너희들이 본 것을 전하라.” 말씀하십니다.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이 말씀은 바로 이사야 예언자가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그 분이 세상에 오셔서 하실 일들을 예언한 바로 그것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이사야 예언서의 예언을 기억하게 하시며 세례자 요한이 바로 구세주 앞서 와야 할 예언자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기쁨의 주일을 맞이하며 어둡고 메말라 있는 우리에게 촉촉한 사랑의 단비를 내려주시어 아름다운 믿음의 꽃을 피우게 해주시고, 달콤한 열매를 맺도록 해 주시려 가장 평범한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오늘 복음을 묵상해 봅니다. 세례자 요한은 어머니인 엘리사벳 태중에 있을 때 성모 마리아 태중에 계셨던 예수님을 만나 태중에서 “기뻐”뛰놀았던 요한도 한순간 예수님이 약속된 구세주인가 의심의 유혹을 받았습니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후유증이 여기저기서 생겨나 아직도 불안한 세상에서 수많은 이야기와 목소리가 들려오며 혼란과 두려움 그리고 전쟁의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때, 혹시 우리는 이러한 세상의 어둠에 귀 기울이며 듣다가 주님의 복음의 길, 주님의 자비와 사랑의 길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세상의 목소리와 세상의 어둠이 강하게 다가와 참 단순하고 평범하게 느껴지는 아기 예수님의 사랑의 목소리가 가려져 혹시 희망을 잃고 지내지는 않으신가요? 세상의 아픔이 너무 커 연약하고 힘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나에게 오시는 예수님이 혹시 바람에 꺼져갈 것 같은 연약한 촛불처럼 느껴지시나요?

꺼져갈 것 같은 이 작은 불씨가 머지않아 죽음의 암흑을 비추어 죽음에서 다시 시작하는 새 생명의 불씨가 되었답니다. 기뻐 하십시오, 우리의 구세주가 곧 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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