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안에서의 신앙생활

2019년 1월 27일

하느님을 찾는 영적 여정은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는 완전함에 이르기 어렵고, 반드시 공동체를 필요로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 홀로 활동하시지 않으시고, 당신의 사명을 함께 수행할 제자들을 두셨고, 제자들도 단신으로 복음을 전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기도하면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의 신앙생활은 예수님께 대한 신앙으로 모인 사람들이 자아내는 분위기로, 각 구성원들이 기도하려는 의지를 더욱 불태우고, 여러 사람들이 묵상하고 체험한 말씀을 나눔으로써, 말씀을 더 깊이 받아들이게 하며, 때때로 잘못된 길을 가는 개인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점점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현 시대의 분위기는 신앙생활을 하는 데에도 자기 마음의 평화를 찾는 데에 치중하곤 합니다. 물론 신앙생활은 우리 각자가 하느님을 향해 가는 여정이기는 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부족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신앙생활은 어느 개인이 신앙의 길에서 엇나가게 할 수도 있고, 자신이 잘못된 길을 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 그 길로 가려는 오류에 빠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공동체가 모여서 기도하는 데에 늘 참석하려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매주 미사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모임, 단체 활동 등을 통해서 자신의 신앙심을 고취시켜나가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귀찮다는 이유로 공동체 활동에 소홀하곤 하는데, 정말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자렛의 한 회당에 가십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고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매주 안식일이 되면, 어린 시절 나자렛의 성가정에서 해 오셨듯이, 회당에 가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나누셨습니다. 회당은 공동체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배우고, 그분께 찬양을 드리는 곳입니다. 오늘 복음의 회당에도 예수님만이 아니라, 신앙으로 모인 여러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복음의 장면은 하느님의 말씀이 여러 사람이 모인 공동체 위에 머무름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 시대에는 하느님의 말씀을 접하는 것이 참 쉽습니다. 모든 신앙인의 가정에 성경이 있고, 매체를 통해 말씀에 대해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혼자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과 공동체가 함께 말씀을 듣는 것은 다릅니다.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주체는 각 개인이지만, 그 말씀이 살아 움직이도록 이끄는 것은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개인적인 기도생활이 덜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동체 생활이 신앙을 풍요롭게 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느헤미야기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함께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에즈라 사제가 백성들 앞에서 율법서를 낭독하려고 펼치자 백성들이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그런 다음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주님을 경배하고, 말씀을 듣고 감격하여 울기도 합니다. 이렇게 공동체가 주는 분위기는 백성들의 신앙을 한층 고취시킵니다.

제2독서인 코린토 1서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사람의 몸에 비유하여 전합니다. 곧 몸이 여러 지체로 이루어져 있듯이 그리스도인들은 여러 역할을 지니고 있지만, 몸의 여러 지체가 한 몸이듯이, 여러 역할을 하는 그리스도인이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는 교회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말씀으로, 우리가 교회 공동체와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교회 안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한 몸을 이루어 함께 하느님을 섬기는 이들임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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