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상

2021년 6월 29일

오늘은 연중 제13주간 화요일로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요즘 뉴욕에도 지난 주일부터 내일 수요일까지 Heat Wave가 와서 무척 덥습니다. 어제는 체감 온도가 104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더운 날씨였습니다. 특히 습도가 높아서 더욱 덥게 느낍니다. 오늘도 무덥다고 합니다. 육체적 운동 보다는 그늘에서 마음의 운동을 하면 좋겠습니다. 그늘에서 이열치열의 따듯한 차와 함께 하는 성모님의 시간도 좋겠습니다.

어제는 신부님들과 식당에 갔는데 “찬물을 드릴까요 따듯한 물을 드릴까요?” 하고 묻습니다. 젊은(?) 신부님들이 이구동성으로 “찬물요” 하는데, 저만 자그마한 소리로 “따듯한 물 될까요?” 하고 묻습니다. 서빙하는 분이 빙그레 웃으며 “그럼요” 합니다.

어제같이 찌는 듯한 더위에 따듯한 물을 찾는 사람이 이상하지만 그래도 멋쩍게 변명합니다. “이열치열여!”

요즘은 아메리카노 커피를 사도 꼭 물어봅니다. “Hot or Iced?” “핫커피요 아이스 커피요?” 이 질문이 아직도 적응이 안됩니다. 그러면 속으로 “예전에 알아서 뜨거운 거 줬는데….” 투덜거리며 뜨거운 커피를 시킵니다.

Hot or Iced! 뜨거운 것과 얼음처럼 차가운 것의 상극이면서도 일맥 상통합니다. 둘다 극단적입니다. 어떤 이는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젤 맛있다고 합니다. 또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고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한여름에도 저처럼 뜨거운 커피만 마시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름 복날 당신은 닭고기를 싫어하시면서도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뜨거운 삼계탕을 땀을 뻘뻘 흘리며 먹노라면 문득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시는 어머니의 빙그레 웃는 미소는 덤입니다.

우리 교회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파스카 신비 위에 성령강림으로 세워졌음은 다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성령으로 세워진 교회가 이천 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세계 제일 크고 활발한 종교로 발전 성장하는 데에 기초적 역할을 한 두 성인이 있습니다. 바로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입니다.

이 두 분은 교회의 두 기둥으로 불리웁니다. 이 두 분은 마치 뜨거운 커피와 아이스 커피처럼 정반대의 성인들입니다. 뜨거운 커피와 아이스커피의 공통점은 “커피”인 것처럼 이 두 사람의 공동점은 “예수님”입니다.

베드로 성인은 다혈질이며 예수님의 공생활의 시작부터 예수님의 부름을 받고 제자로서 예수님을 수행하였고 예수님의 모든 말씀과 행적을 가장 가까운 데서 듣고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으로부터 반석이란 뜻의 베드로라는 새 이름과 교회의 수장의 자격을 부여받았습니다. (마태오 16: 18)

베드로 성인은 이스라엘 북부 갈릴레아 지방의 어부였습니다. 요즘 말로 “촌놈”입니다. 정규교육을 받았다기보다는 단순하지만 열정적이고 깊은 신앙심이 예수님의 마음에 꼭 들었던 분입니다.

이러한 그의 신앙은 예수님이 “살아계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라고 첫 고백을 합니다. 이는 아주 정확한 예수님의 정체로서 당시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할 때이기도 하고 그렇다 하더라도 감히 입밖으로 토설할 수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베드로 성인은 다혈질이었지만 편협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수장인 초대 교황으로서 여러 동료들의 말을 경청하며 최선의 결정을 내리며 교회를 분열시키지 않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하나의 교회로서 성장하는 데 초석이 되셨습니다.

이와 반대로 바오로 성인은 비록 지금의 터키 지방의 ‘디아스포라’ 즉 유대인 이민지역 (마치 플러싱의 한국 교포같은…) 출신이지만 정규교육을 받았고 독실한 바리사이 신자였고 당시 헬레니즘의 그리스식 교육과 유대 종교 교육을 모두 받은 로마의 시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에서 인정받고 그리스도인 박해에 앞장섰습니다.

바오로 성인은 냉철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성품을 갖았고 학식이 아주 높았습니다. 그의 그리스적 헬레니즘 식견은 교회를 유대교에서 보편적 구원의 세계 교회로 발전하는데 신학적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로마 시민으로서 당시 소아시와 그리스 그리고 세계의 수도인 로마에서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당시 전교를 위해 각 지역 교회에 서간으로 독려하였고 일부 서간이 오늘날 까지 남아 신약 성경의 복음과 함께 주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베드로 성인인 뜨거운 커피라면 바오로 성인은 아이스커피입니다. 이 두 분의 만남은 교회의 최상의 만남이 되었습니다. 상극의 만남이 최고의 만남이 될 수 있는 바탕은 바로 예수님의 말씀, “회개와 용서를 통한 화해”입니다.

위 두 분은 서로 다를 성격과 학식과 경험에도 그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님이 계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계셨고 예수님의 성령이 계셨고 예수님의 성체성사가 계셨습니다. 따라서 언제나 자신의 말을 하기 전에 예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예수님의 뜻을 전했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그 두 분은 “겸손”과 “봉사”를 최우선으로 하셨습니다. 목숨을 다하여서…

어느 부부가 말합니다. “신부님,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에 “그래서 두 분이 천생연분인 것입니다.” 하고 말하니 웃으며 “우리가 싸우기 해도 서로 없으면 못살죠.”

우리는 같아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다르더라도 서로 이해하려 하고 서로 다름을 틀림이 아니라 다양함으로 받아들일 때 풍요롭고 행복해짐을 베드로와 바오로 성인 두 분의 삶에서 배웁니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오 16: 19)

결국 우리는 묶는 사람들이 아니라 푸는 사람들입니다. 엉킨 실타래를 풀듯…

시편 34(33),2-3.4-5.6-7.8-9(◎ 5ㄴ 참조)
◎ 주님은 온갖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셨네.
○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 내 영혼 주님을 자랑하리니, 가난한 이는 듣고 기뻐하여라. ◎
○ 나와 함께 주님을 칭송하여라. 우리 모두 그 이름 높이 기리자. 주님을 찾았더니 응답하시고, 온갖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셨네. ◎
○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가련한 이 부르짖자 주님이 들으시어, 그 모든 곤경에서 구원해 주셨네. ◎
○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 그 둘레에, 그분의 천사가 진을 치고 구출해 주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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